<아무로 시점>

내가 사랑하는 나의 일본은 총기 소유가 금지되어 있다.

내가 경찰이 된 이후, 나는 일본의 치안에 대하여 꽤나 자부심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너의 몸에 이렇게나 많은 상처가 있는 거야?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울긋 불긋한 상처들은 그래, 수족관에서 생긴 것이겠지.

하지만 누가 봐도 총상의 흔적으로 보이는 흉터가 하나도 아닌 두어 군데, 칼에 베인 듯한 상처, 수많은 화상의 흔적...

작고 여린 아이의 몸에, 하얀 피부에 이질적으로 자리한 흉터들이 나를 서글프게 만든다.

그리고 화가 난다.

나는 대체 무엇을 지키고 있는 거지?

어린 시절 동경했던 히어로를 닮고 싶어 경찰 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더 큰 악당들과 싸우기 위해 공안이 되었다.

지금 나는 히어로인가?

이 나라를, 이 나라의 사람들, 아이들을 지키고자 시작한 일이지만 어제 까지 나는 버본의 가면을 쓰고 조직의 임무를 수행했다.

나는.

히어로를 자청한 주제에.

너무나도 무력해서.

이렇게 작은 아이 하나도 지키지 못한다.

탈력감과 분노, 비참함이 차오른다.

"아무로 씨. 난 괜찮아."

아이가 나에게 눈을 맞춰오며 말한다.

"그렇게 큰 상처는 없고, 근육통이 조금 심했지만 이젠 다 나았고, 부러진 곳도 없어. 조금 긁히기는 했지만..."

아이의 말에 울컥 화가 난다.

"괜찮을리가 없어! 너는 초등학생이라고? 어째서 항상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거야?"

소리를 버럭 지르자 내 손을 잡아 온다.

"하지만 나는 탐정인걸."

"무슨...!"

"내가 나서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가 악인이든 선인이든,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야."

그러고는 살풋 웃으며 말한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데에 이유는 없어. 단지 내가 할 수있으니까. 내가 나서서 누군가 살 수 있으니까 나는 뛰어들 수밖에 없는 거야."

"너는 약해. 그런데도 작은 아이의 몸으로 훈련된 어른들 보다도 더 위험하게 행동하지."

"이렇게 작은 몸이기 때문이야."

아이가 바닥에 털썩 앉으며 자기 옆을 손바닥으로 탁탁 친다.

내가 아이의 옆에 앉자 다시 말을 이어간다.

"나는 작기 때문에 남들 보다 더 많이 움직일 수 밖에 없어. 당연한 일이지만."

"너는 좀 더 어른들에게 의지하는 편이 좋아. 나도 있고 FBI도 있어. 또 너는 경시청의 사람들과도 친하면서 혼자 다 짊어지려고 해? 내가 조직에 잠입해 있다고 해도 일단은 공안이라고? 네가 부탁하면 훈련된 요원들을 현장에 보낼 수도 있어."

"하지만 난, 아무로 씨도 구하고 싶은 걸."

아이의 맑은 눈이 정면으로 부딪혀 온다.

"이번에 노크로 의심받아서 위험했지? 아카이 씨가 구해줬고."

"... 네가 그를 보냈구나."

"응. 큐라소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거든."

"아무로 씨는 조직에 잠입해 있고, 아카이 씨는 죽음을 위장하고 있어. 두 사람을 끌어들이면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당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아이는.

너무나도 눈부셔서.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게 된다.

어릴 적 동경했던.

그래. 마치 히어로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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