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밌었어요!-히나타 쇼요>
<그래, 다음에 또 가자. 배구도 하고.-시라부 켄지로>
"하아... 느긋하게 하려고 했는데, 방해꾼이 나타나서는, 젠장, 조금 서둘러야겠어. 오이카와 자식..."
-띠링!
반응 빠르다니까, 히나타.
<우왓 신난다! 벌써 보고싶어요!-히나타 쇼요>
이건 뭐지.
기대된다는 말을 이상하게 표현한 건가.
아니면 날 심장마비 같은 걸로 죽이려고, 내가 좋아하는 거 다 알고 이러는 거 아냐?
보고싶다니 뭐야... 이쪽이 더 보고싶어 하는게 당연하잖아...
젠장, 귀여워...
사랑스럽게 웃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진짜 태양도 아닌데, 왜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따뜻해지는 걸까?
이 지경에 이르러서는 포기할 수도 없으니, 앞으로가 막막하면서도 그런 고민조차 행복하다.
-띠링!
또 무슨 사랑스러운 말을 하려고...!
뭐야, 고시키잖아? 안 읽을래.
이자식, 또 열받네? 날 실망시키다니...
찬물을 확 끼얹은 것 마냥 기분이 더럽네...
샤워나 해야지.
쏟아져 내리는 따뜻한 물줄기에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히나타, 샴푸 뭐 쓸까? 냄새 좋던데... 다음에 물어볼까나...
노곤노곤하게 씻고 나와 잠옷을 입고 머리를 털었다.
나는 곱슬이면 안 어울릴까나, 히나타는 잘 어울리는데.
구름같아, 푹신푹신하고, 좋은 향기가 나서 기분 좋았지.
-rrrrr
영상통화, 누구한테...
"으앗, 히... 히나타?"
히나타에게서 영상통화? 뭐지? 보고싶다는 건 이걸 말하는 거였나?
뭐지?
얼굴, 얼굴 괜찮나? 일단은 끊어지기 전에 받아야하나?
-으에? 오빠는 누구야?
전화를 받자 화면 가득 주황색 머리가 가득 찬다.
뭐야, 양갈래한 히나타잖아.
깜짝 놀랐네... 가 아니고!
-누구세여~ 여기는 히나타 나츠입니다~ 여보세여~
히나타의 여동생인가?
히나타와 똑 닮은 얼굴에 조금더 아기들 특유의 포동함이 있고, 짧은 단발을 양갈래로 묶고있다.
귀여워! 아기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아기 히나타라면 귀여워!
"저기, 나츠? 무슨 일로 전화했어?"
-나츠도 몰라! 나츠가 오빠 전화기 만지니까 걸렸어.
"하하, 오빠는 뭐하고?"
-오빠는 지금 샤워해! 근데 오빠는 누구야?
"나는 시라부라고 해."
-오빠가 시라부야? 우리 오빠 맨날 시라부 이야기만 해~ 나츠랑 안놀아줘~
이거 그린라이트?
그린라이트로 칩시다!
-근데 왜 켄지로상이라고 써 있어?
"어?"
-여기 켄지로상이라고 써 있는데... 하트두 있어!
켄지로상하고... 하트인가...하트?!
-시라부 오빠, 얼굴 빨갛네? 아파?
으아, 좋아서, 기뻐서 죽을 것 같아...
-나츠? 오빠 폰으로 뭐해?
순간, 히나타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화면에...
화면에...
다음에 나츠한테 과자라도 사 줄까...
허리에 아슬아슬하게 수건 한 장 걸친 히나타가!
머리에서 물을 뚝뚝 흘리면서!
뜨거운 물에 씻었는지 조금 상기된 얼굴인 히나타가, 화면에 꽉!
-으아아! 시라부상! 나츠! 뭐하는 거야!
얼굴 근육 가만히 있어라!
담담하게, 흥분한 거 티 내지 말고!
"동생이 실수로 걸었나봐. 이제 씻었어?"
-아, 네! 저기, 그게... 저 옷 갈아입어야... 저기, 먼저 끊을게요!
-뚝
아- 큰일이야, 큰일이야...
오늘 잠자기는 글렀어.
운동부 남자애가 저렇게 선이 고운게 말이 되냐고...
피부는 또 왜 그렇게 하얀 건데?
상상만으로고 돌겠는데, 영상으로 봐 버렸으니, 온 몸에 열이 홧홧하게 오르는 느낌이다.
하얀 피부, 선이 고운 허리, 살짝 분홍빛으로 상기된 몸이...
귀여운 건 둘째치고, 섹시하기까지 하면, 반칙 아니냐고...
카라스노 놈들, 괜찮은거야?
저런 귀여운데다 야하기까지 한 후배랑 합숙해도!
흑심이 마구 솟아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같이 씻고, 게다가 같은 방에서 잠도 잘 텐데!
지금 생각해 보니, 뭔가 음험한 놈들이었던가?
다른 학교라서 확인도 못하고!
걱정이야... 우리애가 너무 매력이 넘쳐...
아까 보니까 세이죠놈들은 다 넘어온 것 같던데.
그, 뭐냐, 마츠? 맛층? 그 놈이랑도 뭔가 친한 것 같고...
고시키 말로는 세이죠의 뾰족머리랑, 졸린눈이랑도 친한 것 같던데.
이 천연 배구바보가 정말로 온 동네 배구인들을 다 꼬시고 있는 건가?
경쟁자 너무 많아!
오늘 잠들 수 있을까?
진정이 안되는 밤이야...

...

"시라부, 오늘 엄청 피곤해 보이네."

밤새 살색의 히나타에 시달렸다.

수건 한 장 걸치고 켄지로♡~ 라고 말하는 히나타가...

꿈에서라도 만져볼걸...

아니지, 잠을 못자서 머리가 돌았나.

"아, 레온상. 괜찮습니다. 그냥 잠을 좀 설쳐서..."
"왜, 어제 마신 커피가 너무 진해서! 잠이 안 오셨나?"
"으악, 텐도상! 갑자기 나타나지 마세요! 그보다도 그게 무슨 말...!"
갑작스레 튀어나온 텐도상의 손에는, 카페 창가에 앉아있는 나와 히나타가 찍힌 폰이 있었다.
"단것도, 남자 둘이 스위츠 가게에 가는 것도 싫다더니, 카라스노 10번이랑 몽블랑에 아이스초코~?"
으아악!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고 있다!

망해라! 오버스펙 스위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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