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 입 조심해."
"뭐야, 켄마. 갑자기 살벌하게."
"아직 카라스노의 사람들과 연락하고 있지? 쇼요에 관해 떠들지 말란 말이야."
빨갛게 부은 눈으로 자는 쇼요를 품에 꼭 안았다.
느껴지는 온기가 비현실적이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아 품안에 있는데도 마음이 불안하다.
"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는데 말이지... 그녀석들에게도 사과할 기회를..."
"하지마."
쇼요에겐 이제 나 이외에는 아무도 필요없어.
"켄마, 너... 어휴, 그래. 너 알아서 해라. 쿠로오상은 아무것도 모르는 걸로 할게."
"그래."
"그런데 말이야... 나 너희 학교 근처에서 그녀석 봤어."
"그녀석?"
"그... 츳키, 말이야."
"뭐?"
"아는척 못했지만 말야. 얼굴 완전히 엉망이더라고."
"비밀, 지켜. 따지고 보면 쇼요를 이렇게 만든 것도 그 자식이야. 동정하지 마."
"그래, 알았다고. 일단, 치비짱 부모님께 연락 드리지? 걱정하시지 않을까나?"
"그래. 그래야지..."
쇼요의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보니, 부재중 전화가 서너통 와 있었다.
"여보세요? 네, 저 쇼요의 친군데요... 네, 네. 쇼요 지금 자고있습니다. 네, 네..."
그래.
이제 다시 시작이야.
이번에는 확실히 해야지.
쇼요가 행복할 수 있게.
내가 해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게.
그리고, 아무도
아무도 쇼요를 내게서 앗아갈 수 없게.
철저하게 지켜야해.
이젠 다시는 안 놓쳐.
내꺼야.
품에 안은 해는, 더이상 아무데도 못 가.
사랑하는
나의 쇼요.

...

"우응, 지금 몇시... 어? 여기는 어디...?"
"쇼요, 여기 우리 집이야."
"켄마?"
이리저리 눌려 엉망이 된 쇼요의 곱슬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아... 어젯밤에..."
"응, 울다가 쓰러져서, 우리 집으로 데려왔어. 부모님께는 내가 전화드렸고."
"미안, 켄마. 폐를 끼쳤네."
"으응, 아니야. 쇼요를 다시 만나서 정말로 기뻐. 나 정말로 보고싶었어..."
쇼요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작은 손이 뒤통수를 조심스레 쓰다듬는 것이 느껴졌다.
"연락, 말도 없이 끊어버려서 미안. 너무, 너무 힘들어서..."
"사과하지 마. 아무 말도 안 해도 되니까... 이젠 사라지지 마..."
"응."
"그보다도, 밤에 왜 혼자 돌아다니는 거야. 위험하게."
"으응, 나, 아직도 걷는게 조금 힘들어서... 아직 재활치료 틈틈히 받는 중이라, 조금이라도 더 걷는게 좋을 것 같아서. 집에서 하면, 부모님이나 동생이 걱정하고. 그 공원,치안이 꽤 좋은 편이거든, 시에서 하는 캠페인 덕분에. 탁 트이고 사람은 별로 없지만 치안은 좋은곳, 드물잖아? "

"어? 켄마가?
"응. 나도 요즘 운동 너무 안했고, 산책이라도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
"음... 뭐, 켄마라면 괜찮아."
"그럼 일단 씻고 나와. 밥 차려 놓을 테니까."
"앗,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아니야, 먹고 가. 금방 차릴 테니까."
"으응... 켄마, 정말 고마워."
"빨리 씻어. 맛있는 거 해 줄테니까."
쇼요, 간장계란밥 좋아한다고 했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것 같은데... 햄 구울까.
-띠로링~
아침에 남의 집 비밀번호를 맘대로 누르고 들어오느 사람은...
"어이, 켄마! 일어났냐!"
쿠로다.
"헉, 켄마가 아침밥을 하고있어?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건가!"
"쿠로, 시끄러워."
"아~ 굶고 왔으면 나도 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꽁치가 반찬이어서 말야?"
"어차피 쿠로 줄 거는 없었어."
"우와, 너무하잖냐!"
"켄마- 나 다 씻었... 어라, 쿠로오상?"
"어이, 치비쨩~ 오랜만이다?"
쿠로를 본 히나타는 눈에 띄게 움찔거리다가 내 뒤로 휙 숨었다.
등 뒤를 붙잡은 손에서 떨림이 전해져 왔다.
"쇼요."
"잠깐만, 나... 잠깐만... 그, 저기, 죄, 죄송해요. 제가 아직... 그 옛날 일, 때문에 조금... 무, 무서워서... 커다란, 큰 사람이 조금..."
쇼요가 셔츠 자락을 세게 쥐었다.
목소리도 마구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 미안. 나 금방 갈 테니까, 밥 많이 먹고 조심히 돌아가."
"정말, 죄송해요..."
"아아,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많이 먹고 빨리 더 건강해지라구?"
"쇼요, 괜찮아. 괜찮으니까, 빨리 밥 먹자. 다 식겠다."
"미안, 미안해... 정말로..."
"괜찮아. 쇼요, 나를 봐. 내가 여기에 있어. 난 네 옆에 있을 거고, 너를 지킬거야. 네가 다시는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게 보호해 줄게. 난 너를 떠나지 않아. 네가 밀어내도, 내가 싫어졌다고 해도, 나는 계속 네 옆을 지킬거야. 너를 위험에 빠뜨리지도, 져버리지도 않을거야. 약속해."

"켄마..."
"네가 그렇게 사라지고, 정말로 후회했어. 내가 너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말야."
"그게 무슨..."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도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자식이랑 있을 때의 너는 행복해보여서, 괜찮을 줄 알았어. 그런데, 그자식이 널 아프게했고, 너는 사라져버렸어. 너무 화가 났어. 너의 사랑을 그렇게 듬뿍 받으면서, 너에게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그자식이 너무 미웠고, 나라면 네가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아도 네 몫까지 내가 더 사랑할 텐데, 라고 생각했어."
히나타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한쪽 무릎을 굽히고 히나타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쇼요. 사랑해.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해.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있어."
"난, 나는..."
"바로 응답을 바라는 건 아냐. 네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내가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네가 사람들에게 배신당해서 아파하고 힘들어했을 거라는 건 알아. 너는 남들보다 더 정이 많은 사람이니까, 더 힘들었겠지. 그러니까, 너는 받기만 해. 나를 믿지 않아도 되고, 내가 너에게 주는 그 어떠한 것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지 않아. 그냥, 너는 그냥, 내 앞에서 사라지지만 말아줘. 나, 정말로, 정말로 쇼요가 보고싶었어. 일분 일초가 괴롭고 힘들었어. 네가 없어서, 난, 나는 죽어있었어. 나는 어제까지의 나를, 살아있었다고 말할 수 없어. 그러니까 제발..."

"안아줘."
뜨거운 물방울이 잡고 있던 손 위로 뚝뚝 떨어진다.
"쇼요..."
"꼬옥, 하고... 말없이, 세게... 껴안아줘."
"응. 쇼요. 안아줄게."
가슴팍에 작은 머리통이 안겨온다.
티셔츠가 눈물에 젖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사랑해."
그 말에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사랑해, 쇼요. 정말로."
등을 토닥이자 기대오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다시 만나서, 정말로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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