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맛층이랑 맛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응? 우리는 히나타랑 배구하러 온 건데? 너랑 이와이즈미는 여기서 뭐하냐?"
마츠카와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오이카와는 황당힘과 깊은 빡침을 느꼈다.
"그게 아니잖아! 두사람, 왜 히나타랑 그렇게 친한거야!"
하나마키는 듣는척도 안하고 하나타랑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 참고로 나는 그냥 이자식 이상한 짓 못하게 감시하러 온 거다."

"이와쨩! 타이밍 나빠!"

"우와, 우리 에이스는 정말 고생이 많네."

마츠카와가 쿡쿡 웃으며 말했다.

그때, 히나타가 총총거리며 다가왔다.
"맛층상! 이번주 치즈버거 1+1이래요!"
"오, 언제 갈까? 되는 날 문자로 보내줘."
"맛키두 껴주세요-"
친밀해 보이는 세사람의 모습에 오이카와는 잔뜩 심통이나 툴툴거렸다.
"흥, 이건 배신이야! 주장보다 타학교 1학년이랑 더 친하다니!"
"네녀석도 타학교 1학년 사적으로 만나려다 지금 걸린거 아냐?"
하나마키의 말에 오이카와는 움찔했다.
"오이카와상은 지난번에 장난친걸 사과하려는 것 뿐이라고?"
"애초에 그런 장난은 왜 하는거야... 하려면 카게야마한테 하는게 맞는 거 아니냐?"
마츠카와가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오이카와는 개의치않았다.
"쿠니미가 엄청-한심하게 생각했을 걸? 진짜 주장이 되어서 이렇게 철이 없다니... 이제 세죠도 끝인가..."
"맛키! 그런 불길한 말 아련하게 하지마!"
"히나타, 조심해. 아주 속이 시꺼먼 인간이야."
하나마키가 히나타의 어깨를 잡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맞아, 아주 음흉한 놈이라고."
마츠카와까지 거들자 오이카와는 슬슬 열이 받았다.
"치비쨩! 오이카와상의 토스를 받고 싶으면 삼초안에 이리로 와! 일, 이..."
토스라는 말에 눈빛이 달라진 히나타는 빠르게 오이카와의 앞에 섰다.
"토스! 대왕님의 토스! 토스 주세요!"
강아지처럼 방방 뛰는 히나타에 오이카와는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토스 받고 싶어?"
"네! 대왕님의 굉장한 토스! 현내 톱의 토스!"
'뭐야, 왜 이렇게 귀여워? 토비오가 얘 반만 닮았어도 잘해줬을 텐데. 귀여워...'
이런 생각을 하며 헤벌쭉 벌어지려는 입을 의식적으로 참으며 오이카와는 눈앞의 히나타를 감상했다.
"그럼 토오루 형아-하고 불러봐. 대왕님은 싫어."
오이카와의 말에 하나마키와 마츠카와가 경악한 얼굴로 쳐다봤다.
덤으로 이와이즈미의 표정으로 경멸하기.
"토오루 형아?"
히나타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왜 이런걸 시키지? 이거면 되나?'
"... 다시 한번."
"토오루 형아- 토스 올려주세요~"
히나타는 자기가 맞게 하고 있는지 의문인 채로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오이카와를 올려다 보았다.
"...백번 올려줄게."
오이카와는 새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말했다.
그냥 장난치려고, 부끄러워할 것 같아서 시킨 건데, 예상외로 타격을 받은 건 오이카와 쪽이었다.
히나타를 향한 작은 호기심이 조금씩, 다른 종류의 것으로 자라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공원은 한적했고, 날씨는 쾌청했다.
히나타는 오이카와의 27번째 토스를 받는 중이었다.
"73번 더 남았어요!"
태양을 등지고 그렇게 외치는 히나타는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배구를 하는 히나타는 평소와의 갭이 너무 커서, 이건 이거대로 위험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코트 밖에서 만나면 벌벌 떨면서, 그냥 작고 귀여운 아이같은데, 코트 안에서는, 배구를 할 때에는 눈빛이 완전 다르다니까...'
오이카와는 날아오른 히나타의, 공을 향한 탐욕스러운 눈동자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무엇하나 지루한게 없는 치비쨩이네..."
서른번째 토스를 올리고, 잠시 물을 마시기 위해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자, 히나타. 마셔."
마츠카와가 내민 이온음료를 받아든 히나타는 꾸벅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급하게 음료수를 마셨다.
"잠깐, 사레 들려. 천천히 마셔."
그 말과 동시에 사레가 들린 히나타에 마츠카와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히나타에게 생수를 건냈다.
"맛층! 오이카와상꺼는 없어?"
"사다 마셔."
"뭐라구? 이와쨩~ 맛층이 넘 매정해~"
하나마키와 리시브 연습을 하던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징징거림을 듣고 살짝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무시해버렸다.
"하아? 나 왕따야? 지금 나 왕따시키는 거? 오이카와상 슬퍼~"
오이카와는 두손에 얼굴을 묻고 흑흑 우는 시늉을 했다.
"대왕님!"
어느새 기침을 멈추고 다가온 히나타가 오이카와에게 물을 내밀었다.
"대왕님 싫다니까..."
"토스! 엄청 좋았어요!"
"어?"
"손에 공이 닿을 때, 기분 엄-청 좋아요! 대왕님 토스! 굉장해!"
눈을 반짝이며 올려다보는 히나타에 오이카와는 말문이 막힌다.
빈말도 아첨도 아닌, 그저 순수한 감탄과 진심이 온몸으로 확실하게 느껴져서 오이카와는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너무 반짝거려서 눈이 부셔-라고 생각하며, 오이카와는 말없이 힘을 주어 히나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따뜻한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를 스치는 감각에 웃음이 나왔다.
"오이카와상이라고 불러."
오이카와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

이와이즈미는 자신의 소꿉친구이자 파트너인 오이카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최금 카라스노 10번에게 꽤나 관심을 가진다고는 생각했지만,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얼빠진 표정으로, 사랑에 빠진 소년의 얼굴이 아닌가.
게다가 하나마키와 마츠카와까지.
확실히 귀엽기는 하지만 저 작은 10번에게 그렇게까지 빠져드는 것은, 공감이 잘 안되었다.
"저기, 세죠의 에이스상?"
어느새 다가온 아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뭐야, 그 호칭은. 이와이즈미로 괜찮으니까."
"그럼, 이와이즈미상! 저기, 괜찮으시면 스트레이트 보여주시면 안되나요?"
"뭐? 스트레이트?"
"네. 같이 경기했을 때도 그렇고, 세죠의 지난 경기 영상 봤을 때도 그렇고, 이와이즈미상의 스트레이트, 엄청 멋있어서-"
흥분하는 투로, 열성적으로 멋있다고 말해오는 소년에 이와이즈미는 어딘가 뿌듯하면서도 부끄러운,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완전 멋있어요! 파워 스파이커!라는 느낌으로 딱 꽂히는게 막, 우와아-하게 되고..."
히나타는 이제 몸짓까지 섞어가며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고 있었다.

"알았어. 보여줄테니까... 어이! 오이카와! 이쪽에 토스 올려!"
"에에? 난 오늘 치비쨩한테 토스 올려주러 왔다고?"
"그 치비쨩이 스트레이트 보여달란다."
"네, 그럼 바로! 올리겠습니다."
"쿠소카와..."

이와이즈미의 스파이크에 탄성을 지른 히나타는 몇번이고 다시 한번!이라고 외쳤다.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가 헉헉거리기 시작하자 히나타의 한번 더가 멈추었다.
히나타는 이와이즈미가 스파이크를 하는 동안 무서울 정도로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말없이 그를 관찰했다.
정보를 하나하나 뽑아내듯 집중하여 쳐다보는 히나타에 이와이즈미는 기분 좋은 오싹함을 느꼈다.
'확실히, 호기심이 생길만 한 아이지.'
"그럼 이제 제 차례!"
기쁜 표정으로 도도도 달려온 히나타가 오이카와의 앞에 서자 오이카와는 숨을 컥 들이쉬었다.
"오이카와상, 힘들어... 잠깐, 잠깐 휴식..."
"어-이, 오이카와 지쳤냐?"
"거-참, 체력 저질이네~"
마츠카와와 하나마키가 히나카의 양 어깨에 각각 팔을 올리더니 오이카와를 놀려댔다.
"배 안고파? 나랑 히로는 배고픈데, 뭐 먹으러 갈까? "
마츠카와가 히나타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아, 조금 배고프기는 해요."
"이와이즈미, 뭔가 먹으러 가자고?"
하나마키가 히나타의 어깨에 팔을 걸친 채 말했다.
"너네 둘이 그러고 있으니까 영락없이 양아치한테 삥뜯기는 초등학생같아."
이와이즈미의 말에 세 사람은 각각 다른 이유로 충격을 받았다.
"양아치?!"
"잇세이랑 같은 취급?"
"초등학생...!"
그 모습을 본 이와이즈미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뭐 먹을지나 빨리 정해. 치비, 뭐 먹을래?"
"이익, 히나타로 해 주세요!"
치비란 말에 발끈하는 히나타 귀여워-라고 순간 생각한 이와이즈미는 스스로의 생각에 흠칫 놀랐다.
진짜 위험한 치비구만, 죄다 끌어당기잖냐... 마성의 치비쨩인가...
"이와쨩, 뭔가 바보같은 생각 하고있지? 지금 이상한 표정 하고있는 거 알아?"
"시끄러, 쿠소카와. 그런거 안하거든?"
"히나타, 저 둘은 버리고 우리 셋이서 가자. 쟤네 시끄러워."
마츠카와가 조용히 히나타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다.
"좋은 생각이구나. 빨리 가버리자."
하나마키가 숨죽여 웃으며 따라왔다.
"어? 맛키, 맛층! 뭐하는 거야!"
"어-이, 쿠소카와 버릴테니까 같이 가-"
"이와쨩! 이와쨩이 어떻게 나에게!"
"뭐래, 망할카와."

다섯명은 투닥거리기도 하고 깔깔 웃기도 하며 밥을 먹으러 갔다.

그렇게 오늘의 배구연습은,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에게 히나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오이카와의 호기심은 사랑으로, 이와이즈미의 의문은 호감을 품은 호기심으로,

그리고 네 남자 사이에 낀 히나타의 미래는 모두의 상상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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