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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히나츠키/츠키히나오이1-4

오이카와 시정-츠키시마 시점-히나타 시점

그날 밤, 히나타에게 전력으로 유혹하겠다고 선포했었다.
히나타의 반응이 그닥 나쁘지 않아서, 앞으론 좀 더 의식해주려나 생각했건만, 카페에서 만난 히나타는 카라스노의 안경군과 화기애애.
짜증나.
내가 더 좋아하는데.
"히나타, 우리랑 합숙 같이하는 거 들었어?"
"네!"
대답하는 얼굴도 귀엽다.
뭔가 귀여운 음료 먹고 있어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해.
안경군은 굉장히 불쾌한 얼굴이다.
"요즘 이녀석 스토킹한다고 미야기에 죄다 소문이 났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 빈정거리는 말투나 삐뚜름한 미소, 정말로 성격 엉망이네.
"아아, 안경군은 너무하네~ 스토킹이라니, 오이카와상은 그런 무서운 짓 못하니까 말야. 그냥 평범하게 좋아하는 아이에게 어필하는 거라고?"
아, 직구로 말하니까 당황한다.
"히나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말이지? 푹 빠져버려서, 오이카와상꺼로 했으면-하고 생각하잖아?"
"농담이라도 최악이네요."
"안경군, 견제가 어설퍼. 똑똑한 타입인 줄 알았는데, 좋아하는 아이 앞에서는 이성을 잃는 건가?"
"하! 배구부원들이 죄다 난리가 나서 말이죠. 우리 1학년한테 질 나쁜 변태 스토커가 따라다녀서."
"순수한 어필이라고, 아까 말하지 않았나?"
"우리쪽 선배들은 생각이 좀 다르신 것 같은데요? 뭐, 보나마나 합숙 중에 이리저리 치댈 예정이겠지만, 그쪽은 이미 요주 인물이라서."
카라스노 부모님들은 확실히 엄청난 방해물이지.
게다가 무섭다고?
사와무라 군, 화나면 얼굴 굉장하니까.
뭐, 사랑의 힘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히나타, 안경군과 오이카와상 중에 어느 쪽이 더 타입이야?"
"에? 갑자기 그게 무슨..."
"전에 내 얼굴만은 타입이라고 했잖아? 당연히 오이카와상 쪽이 더 취향인 거 아냐?"
히나타는 고개를 갸웃 갸웃하며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정말로, 머리카락 마구 흐뜨리고 싶네.
"히나타의 취향을 묻는 거야. 잘생겼다-라고 생각하는 기준. 뭐, 오이카와상 얼굴이 취향이라고 했으니까, 당연히..."
"그러고 보니 히나타, 나한테 여자였음 반했을 거야-라고 말했지? 이케맨 소리도 들었던 것 같은데?"
안경군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한다.
저 삐뚜름한 얼굴, 정말 짜증나.
안경군과 함께 히나타를 바라보자 히나타는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만지작 거린다.
엄청나게 진지한 얼굴로.
아무래도 히나타의 미학을 건드렸나 보다.
"오이카와상, 잘생김을 결정하는 건 단순히 이목구비의 생김새라던가 하는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에요. 중요한 건 조화! 이목구비가 각각 어떻게 생겼든 그것들이 얼굴 안에서 어떤 조화를 이루느냐!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요!"
히나타는 꽤나 흥분한 투로 말한다.
뭔가 예술가의 소신 발언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결정적으로 조화로운 얼굴과 그 사람의 분위기! 그리고 그런 분위기는 사람마다 전혀 다르기에 가치가 있는 거에요. 츠키시마의 것도, 오이카와상의 것도 모두 다른 종류의 미학을 담고 있어서! 반짝반짝하는 거라고요? 어느쪽이 타입이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거에요! 아름답거나 멋있는 건 다 좋아!라는 의미죠."
우와, 엄청 쏟아내는데...
봐, 안경군도 얼빠진 표정하고는, 말을 잃었잖아?
"뭐, 연애 대상으로서의 취향을 따지자면, 어느 쪽도 별로! 라는 걸로...?"
"에! 히나타, 그건 안되지! 유혹할 거라고 선포한게 어제라고!"
"으음... 뭔가 탁! 하고 꽂히면 바로 빠져들지만 말이죠... 그렇게 말해도 매번 포인트 다르고. 딱히 취향이라고 말할 만한 건 없네요?"
공략 난이도 최상이네, 히나타...
...
좋았던 분위기에 난입한 오이카와에 기분 완전 최악-
싱글거리는 히나타는 귀엽지만 팔불출 같은 얼굴로 추파를 던지는 오이카와는 짜증만 난다.
나와 자신 중 어느 쪽이 더 타입이냐고 묻는 오이카와는 짜증났지만 솔직히 대답은 궁금했다.
뭐, 결론적으로 더 미궁으로 빠져버린 것 같지만.
갑자기 확 꽂히는 거라고 해도, 이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녀석의 포인트 같은 건, 알 수가 없잖아?
싱글거리며 내일 봐-라고 말하며 윙크를 날리던 오이카와가 사라지고 히나타와 다시 단 둘이 되었다.
드물게 단 둘이 있을 기회라고 생각했건만, 제일 싫은 녀석이 나타나서는 대놓고 견제를 하는 통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하아- 지친다."
"츠키시마, 오이카와상 싫어해?"
"좋겠냐, 저런 사람?"
"하하, 츠키시마가 이렇게 휘둘리는 건 도쿄에서 말고는 보기 힘든데 말이야."
"휘둘리긴 누가...!"
"히힛, 귀엽잖냐! 츠키시마!"
남 속터지는 것도 모르고 말이지, 꼬맹이는.
딱 반만 귀여웠어도, 이렇게 빠져버리진 않았을 걸.
아니, 너에게는 어차피 빠져버렸을 지도.
눈치없이 조잘거리는 저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고 생각하다니, 중증이다.
커다란 눈에도, 작고 귀여운 코에도, 부드러운 뺨에도
키스할 수 있다면.
"나도 할래."
"뭘?"
"유혹"
"???"
히나타는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마저도 귀엽다고 느끼는 내 자신에 울 것만 같아.
바보같이.
"오이카와가 하는 거, 나도 할래.오이카와 빨리 확실하게 거절하라고..."
스스로도 나 자신이 떼쓰는 어린이 같이 말하고 있다고 느끼는데, 조절을 못하겠어.
"나도 좋아해."
히나타는 당황한다.
"나도 너 좋아해, 히나타..."
최고로 멋없는 고백, 게다가 나에게 아무 감정 없는 상대에게.
멍청한 츠키시마 케이.
답지 않은 짓만 한다.
스스로에게 질려버릴 정도로.
하지만, 정말로 좋아하는 걸.
...
아름다운 걸 좋아하는 나에게, 츠키시마나 오이카와상이나, 그저 예쁜 꽃이였다.
완성도 높은 예술작품이었고, 경치가 아름다운 산이였다.
그랬는데.
오이카와상에겐 딱히 취향이랄게 없다고 말했지만, 거짓말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확 꽂히는 포인트.
그건 바로 갭이다.
갭모에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왜!
뜬끔없이 이 평화로운 일상에, 잘생긴 이케맨 둘이서!
그래, 잘생김들을 열심히 어필하는 건 기쁘다만...
가벼운 사람이 진지하거나, 어른스럽고 퉁명스러운 사람이 어린애처럼 구는 건 적응이 안되면서도 두근두근해서, 솔직히 좋아!
이케맨 둘이 잘생김과 갭모에를 동시에 어필해오면, 두근거림이 지나쳐서 심장에 지나치게 해로워...
달빛 아래 멋진 목소리로,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고백해오는 오이카와상도, 평소와 다르게 투정부리듯 귀여운 어린애같이 구는 츠키시마도...
갑자기 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이게 뭐야!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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