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카와 잇세이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호기심 정도였다.
우리 멍청한 주장이 뭔가 또 쓸대없는 짓을 꾸미는구나-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오이카와도 분명 별 생각없이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얄미운 천재 후배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아니, 그 아이가 지나치게 밝은 빛인 것도 문제다.
우리 네사람 모두, 멍청이가 되어버렸으니.
쿠니미와 킨다이치를 괴롭히는 오이카와를 말리지 않은 것이 이렇게 될 줄이야.
우연히 만난 패스트푸드점에서 왠지 모르게 엄청 무서워하면서 경계하는 꼬맹이에게 요즘 오이카와한테 엄청 휘둘리더라-라고 한마디 하자 언제 경계했냐는 듯이 손짓 발짓 섞어가며 투덜투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귀여웠다.
머리를 꾹꾹 누르며 힘내라고 말하자 키 줄어든다고 버럭하다가 이내 자신이 나에게 편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슬금슬금 눈치를 봤다.
순간 순간 정신없고 어지러워서 신나는 꼬맹이라고 생각했다.
한번 껴안아 보면 어떤 반응이 나올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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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 토오루


경기에서, 또 길에서 우연히 만난 토비오와 꼬맹이를 봤을 때, 귀엽지 않은 나의 후배가 그에게 꽤나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기사 그 지랄맞은 성격에 자기를 온전히 믿어주고 인정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오죽하랴 싶었다.
그래서 조금 놀려보자 싶었다.
꼬맹이를 놀리거나 배구로 꾀어낼 때마나 표정이 구겨지는 토비오는 재밌었다.
토비오를 놀리는 것도, 솔직하고 멍청한 꼬맹이가 왁왁거리는 것도 즐거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 더이상 나는 토비오를 놀리기 위해 꼬맹이를 건드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냥 그가 보고싶어서,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워서 그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하염없이 전화기를 붙들고 답장을 기다리는 신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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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이즈미 하지메


쿠소카와는 질리지도 않는지 카게야마를 신명나게 갈궜다.
옆의 꼬맹이는 덤으로 엮여서 괴롭힘 당했다.
고3이 그러는 꼴이 한심하면서도 토비오 노이로제를 앓고 있는 놈이나 그러려니 했다.
카라스노의 주장은 점잖은 스타일인데 우리 주장은 촐싹거려서 짜증이 나기도 했다.
타학교 1학년들 못살게 구는 짓좀 작작하라고 해도 그 멍청이는 적당히를 몰랐다.

그러더니 이젠 10번한테 푹 빠져서 얼간이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은 다 오이카와 녀석 때문이다.
스스로도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그녀석과 가장 많이 붙어다니는 사람이 나이기에, 그만 물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 인정한다.
카라스노 10번은 꽤나 귀엽다.
아니, 조금 많이 귀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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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키 타카히로


슈크림을 먹으러 갔다.
그랬더니 카라스노의 작은 10번이 꼭 닮은 여동생과 함께 병아리 모양 슈크림을 먹고 있었다.
뭐야, 이 귀여운 상황-이라고 생각했더니 10번은 화들짝 놀라며 왠지 경계를 하더라.
부스스한 곱슬머리의 쪼그만 남매가 주먹만한 병아리 슈크림을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풋,하고 웃으니 자기를 비웃는다고 생각했는지 세죠의 3학년들은 죄다 자길 못살게 군다며 투덜거렸다.
아마 안들리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또박또박 정확히 다 들렸다.
뭔가 오이카와의 기분을 알 것 같기도 했다.
이와이즈미와 마츠카와도 오이카와 한테 옮은 것 같길래 비웃었는데, 음, 그럴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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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타 쇼요의 휴대폰에 저장된 세죠 3학년


오이카와 토오루-대왕님(성격이 나쁘다.)
이와이즈미 하지메-이와쨩상(들키면 큰일 난다고 생각한다.)
마츠카와 잇세이-무서운 눈썹(무섭다.)
하나마키 타카히로-슈크림남(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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