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죠젠지 한테 탈탈 털렸다더니, 괜찮아요?"
불쑥 나타난 히나타가 헤실헤실 말하자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살짝 인상을 썼다.
"어디서 나타난... 그보다, 죠젠지라니... 무슨?"
"어라, 이와쨩상 설마 몰랐던거에요? 헙, 괜한 소리를 했네. 전 이만..."
히나타가 입을 막으며 놀라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잠깐, 치비쨩! 어딜가!"
오이카와가 어깨를 잡자 히나타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저기, 미안하지만... 정부 사람 한테 정보를 흘리면 혼나거든요? 난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자, 그러지말고, 오이카와상이 뭐라도 한잔 사줄테니까 천천히 말해봐. 죠젠지가 뭐 어쩄다고?"
"에에, 곤란한데... 하나만 알려줄게요. 그 폭탄, 수제작이라 입수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죠젠지 대장 취미가 폭탄 제조거든요?"
히나타는 오이카와의 귀에 바짝 붙어서 소근소근 이야기 했다.
'솜털 보송보송... 가까이서 보니 완전 애기네.'
오키카와는 가까이 붙은 히나타의 하얀 볼을 보며 생각했다.
"저기요, 듣고 있나요?"
"아? 아아, 응. 그러니까, 우리한테 폭탄 테러를 한 놈이 죠젠지다?"
"...원래 함부로 발설하지 않는거 아시죠? 그놈, 민간인이고 이쪽 사람이건, 정부 사람이건 가리지 않고 일을 치니까 알려주는 거에요."
"죠젠지라... 요즘 엄청나게 들려오는데... 유키가오카도 놈들의 소행인 것 같고..."
"안그래도 무법 도신데, 폭탄마 테러 집단 까지 날뛰면 너무 피곤해요! 그러니까 경찰 아저씨들이 잡아주세요~"
히나타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오이카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이카와는 평소같지 않은 히나타의 태도에 미심쩍은 마음이 들었으나 지금은 그런 것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럼 안녕-이라며 손을 흔드는 히나타를, 오이카와가 다시 잡아 세웠다.
"그런데, 치비쨩, 나 이런 걸 주웠는데."
 오이카와는 안주머니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들었다.
오이카와가 건낸 사진을 멀뚱히 받아든 히나타는, 이내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나 아닌데."
"알아. 유키가오카의 넷째 아들이지."
히나타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오이카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이걸 왜 나한테 줘요? 뭐, 닮은꼴 찾았다고 나한테 자랑하는 건가?"
히나타는 조금 화가 나 보였다.
"그냥, 신기하지 않아? 난 처음에 보고 깜짝 놀랐는데."
"그거 들고 썩 껴져요."
히나타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손은 휘휘 저으며 가라는 표사를 했다.
"아버지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이카와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작은 칼이 머리 옆 벽에 박혔다.
"내게 아버지는 보스 밖에 없어. 나, 한번 말했어. 꺼지라고."
다음에는 칼을 휘두르겠다-그리 말하는 듯한 히나타에 오이카와는 사신을 다시 구겨넣고 입을 다물었다.
"자꾸 거슬려...그놈이나 당신이나."
오이카와를 노려본 히나타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빠르게 사라졌다.
"화나게 해버렸네."
오이카와가 히나타가 사라진 방향을 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짓을, 쟤한테 미움받으면 다 죽어."
"치비쨩은 왜 유키가오카의 소멸에 같이하지 않았을까? 미웠을텐데."
"하지만 아버지라는 인간은 죽였잖아."
"나같으면 우시와카 하나 죽여서는 분이 안풀릴 것 같은데."
"그건 네놈이 더러운 어른이라서 그런거다. 얼굴이나 닦아."
"앗, 치비쨩... 잘생긴 얼굴에 흠집을 내다니, 너무하네."
"시끄러, 멍청아. 죠젠지... 잠입하고 있는 애들에게 정보를 좀 모아오라고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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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구는 어떤 곳이에요?"
히나타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음... 뭐랄까, 깨끗? 체계가 잘 잡힌 느낌이지."
스가와라가 빙긋 웃으며 히나타의 말에 대답해주었다.
"회담이라... 그 닭벼슬은 어떤 사람이에요?"
"푸흡, 히나타, 그 닭벼슬이란 거, 쿠로오 테츠로 말하는 거야?"
다이치는 커피를 뿜을 뻔 한것을 애써 참으며 말했다.
"전 그사람 별로에요."
"하핫, 능글능글하지?"
다이치는 호탕하게 웃으며 히나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츠키시마도 빈정거리기는 하지만... 그사람이 빈정거리면 배로 짜증나요."
"얕볼수 없는 타입이지."
"야쿠군은 성격이 좋은데 말야."
스가와라의 말에 히나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쿠? 그런 사람이 있던가?
"왜, 스트레이 캣츠쪽의 작은... 지난 회담에서 보지 읺았나? 잠시지만."
스가와라의 말에 히나타는 곰곰히 머리를 굴려 기억을 떠올려냈다.
"본...것도 같네요?"
"절대로 기억 안나는 거지, 그거?"
다이치기 못말린다는 듯 말했다.
"커다란 녀석, 저랑 싸워보고 싶다고 그랬는데."
"커다란 놈? 누구? 혹시 그 시끄러운..."
스가와라는 깔깔거리며 날뛰던 리에프를 떠올렸다.
"은발의 혼혈인 녀석, 전에 켄마랑 봤어요."
"뭔가 고양이들 중에서는 눈에 확 튀지? 성격도 외모도."
엄청 커다랗더만-하고 스가와라는 말했다.
"아참, 대왕님이랑 이와쨩상을 만나서, 대충 이야기 해줬어요."
"그래? 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지만..."
다이치는 살짝 얼음이 녹아 흐려진 커피를 들이키며 말했다.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어릴적 사진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인정하긴 싫지만, 진짜 똑같이 생겼어..."
히나타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늘어졌다.
"그자식 왜 자꾸 뒤를 캐고다녀? 다이치, 묻어버릴까?"
스가와라가 성을 내며 말했다.
"뭐, 요즘 꼴을 보면, 도미넌트 이글이던 누구던한테 죽을 것 같기는 하지만."
너무 나대니까, 그러다 죽지- 다이치는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까마귀니까, 멀찍이서 바라보다가, 놈들이 싸우다가 흘리는 것들을 낚아채는 거야.
쓸데없이 힘을 쏟을 필요는 없어.
언제나 한발 물러서서, 현명한 판단을.
다이치의 눈이 즐거운 빛이 어리며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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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루시마는, 확실히 미쳐버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독수리 날개 아래에 있는 거리를, 날려버릴 수 없었을테니.
악몽 뿐인 초록색 약을 매일같이 삼켜도, 테루시마의 의식은 날아가지 않았다.
내성일까, 테루시마는 생각했지만, 글쎄, 알 길이 없었다.
뒷골목에서 분노와 함께 자라온 아이들을 동료로 삼고, 마약을 하고, 술을 마시고, 죽이고, 죽이고.
뚜렷한 정신을 가졌던게 언젠지도 기억나지 않은채, 매일 매일, 술에, 마약에, 과거의 악몽에, 분노에 취해 몽롱한 정신만을 이어가는 매일 매일.
위선으로 가득 찬 정부 놈들에게 폭탄 선물을.
독수리 놈들은?
그냥, 품에 안긴 여자가 지나치게 앙칼졌을 뿐.
그냥, 그래, 그냥.
사고의 회로는 녹이 슬어 삐걱거리다 못해 굳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응, 하지만 괜찮아.
척추가 저릿하게 아려올 정도로 즐거운 것들을 하고 있다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히나타, 히나타.
듣고 있어?
웃고 있지, 너는.
하지만 왜?
그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해줬기에 그렇게 행복해?
분해, 미워.
난 이렇게 화가 나... 아니, 이건 분노가 아닐지도 몰라.
굳어버린 머리로는 자신의 감정조차 가릴 수가 없어.
그때 네가 사는 이유는 오직 네 작은 동생 뿐이었지.
지금은?
지금은 널 살게하는 것이 너무나 많아.
불공평해.
나도 너만큼 힘들었는데.
보상 받는 건 어째서 너 뿐이야?
너를 살게하는 것이 너무 많아.
아마도 그건 너에게도 큰 부담이겠지.
그렇다면 하나 정도는 덜어줄까?
나를 살게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응, 그래서 무엇도 두렵지 않아.
죽을 수도 있는 거지.
그래, 더러운 방구석에서 썩어가던 더러운 내 아버지처럼.
두렵지가 않아.
조금은 두려워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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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미쳤어! 오이카와! 죠젠지가 도미넌트 이글의 유곽 거리를 통으로 날려버렸데!"
"하아? 이와쨩, 그런 농담은 재미 없어!"
"농담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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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마-!"
히나타는 폴짝거리며 켄마에게로 뛰어갔다.
"쇼요, 오랜만."
"여기가 네코마-! 엄청 깔끔하네? 저기가 전에 말한 애플파이 가게?"
"응. 이따가 들리자."
화기애애한 켄마와 히나타를 보며, 쿠로오와 다이치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저기만 엄청 꽃밭이네... 이쪽은 시커멓고 커다란 놈들 잔뜩인데."
쿠로오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서도, 일단은 화나면 제일 위험한 두명 아닌가?"
다이치가 환하게 웃고있는 히나타의 얼굴을 휴대폰으로 찍으며 말했다.
"내새끼, 언제 저렇게 컸나?"
"윽, 사와무라군... 너무 중년의 아저씨 느낌인데?"
"쟤가 저렇게 컸으니, 난 얼마나 늙은거야?"
"사와무라군, 우리 아직 20대니까?"
"아아, 너 얼굴로는 전혀 20대 아니니까 괜찮아."
"?! 왜 까마귀들은 다 웃으면서 심한 말 하는 거야? 게다가 노안이라면, 사와무라군 쪽도 만만치 않거든? 그쪽 보좌랑 10살은 차이나 보인다고!"
"이쪽은 스가가 동안인 거야!"
"미안, 스가와라군, 우리 보스가 철이 없어서..."
"아니야, 야쿠군. 우리쪽 보스도 아직 알맹이는 남고생 느낌이라..."
'뭐야 저건.'
켄마는 히나타와 이야기 하다가 슥 뒤를 돌아보고는, 다시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얽히기 싫어... 짜증나...'
켄마는 쿠로오가 얼마쯤 되어야 어른스러운 사람이 될련지 슬쩍 걱정이 되었다.
"저건 뭐랍니까."
"헤-이헤이헤이! 다들 텐션 높잖냐! 헤이헤이헤-이!"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팔짝거리는 보쿠토 옆의 아카아시가 어두운 낯빛으로 으르렁 거리고 있는 쿠로오와 다이치를 바라보았다.
'부엉이 엄마 왔다.'
켄마는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아카아시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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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의 밑바닥 시궁창의 벌레들이, 내 관리 하에 있는 거리를 폭파시켰다."
우시지마의 낮은 목소리에는 분노가 깔려 있었다.
"게다가, 무사히 도망갔다라... 그 구역의 책임자는 어디서 뭘 하고 있지?"
싸한 분위기에 몇명은 아예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우시지마의 눈빛 하나, 말 한마디에서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소동의 원인인 용병단 죠젠지에 의해 죽었습니다고 합니다."
무거운 정적을 깨고 시라부가 말했디.
"죽었다...라. 그정도로 죽어버리는 쓰레기가 책임자 자리를 맡다니, 완전히 글러먹었군."
"텐도, 시라부, 세미. 셋이서 갔다오도록.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우시지마의 미간이 작게 찌뿌려졌다.
"일 처리는 물론이고, 주위에도 본보기를 확실히 하고 오도록."
코트 위의 왕자가, 자신이 가진 말 중 가장 위험한 셋을, 한번에 움직였다.
절대적인 힘에 도전한 대가를 치루게 해-
지배자의 눈은 그 어떤 짐승과 괴물의 것보다도 위험한 빛을 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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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윽, 흡, 다, 당신... 누구에요?"
"안녕? 아직 네 이름은 모르네? 난 오빠 친군데... 알려줄래? 이름."
"오빠 친구 중에 당신 같은 사람 없어요."
"울고 있으면서... 전혀 기가 안죽네?"
소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총을 겨누었다.
"하하하, 아가씨, 총 쏠 줄은 알아? 얌전히 따라와. 그러다 죽어요."
"쏠 줄 알아요. 저리 가! 거, 건드리지마... 꺼져!"
"후... 나는 경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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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
드물게 헐떡거리며 다급하게 들어온 켄마에 모두의 눈이 쏠렸다.
"켄마? 무슨 일이야?"
쿠로오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쇼, 쇼요가, 문자를 받더니, 욕을 하면서 뛰어갔는데, 눈이 완전히 풀려서..."
켄마의 말에 다이치와 스가와라가 벌떡 일어났다.
"뭐? 무슨... 어떤 문자였는데?"
다이치는 하얗게 질려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몰라! 하지만, 나츠, 라는 이름을 들었어."
스가와라는 헉 숨을 들이켰다.
"스가, 나츠 경호원들한테 연락해."
"아, 안받아! 다 꺼져있어!"
"젠장, 야마구치한테 추적하라고 해. GPS, 나츠 신발에 넣어놨어."
"어, 어떡하지...!"
항상 여유롭게 웃음을 띄우던 스가와라가 완전히 페이스를 잃고 초조해하는 모습에 쿠로오도, 보쿠토도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슨 일이야? 나츠가 누군데?"
쿠로오가 다이치의 어깨에 손을 얹자, 분노로 떨리는 그의 눈동자가 보였다.
그 어느때보다 격렬한, 극도의 분노가 몰아치고 있었다.
"죽여버리겠어... 감히 누구를...!"
쿠로오는 오싹 공포감을 느끼고는 그의 어깨에서 손을 치웠다.
"스가, 야마구치한테 알아내자마자 카게야마 보내라고 해. 나츠 일이면 히나타가 어떻게 될 지 몰라."
스가와라는 이제 손톱까지 물어뜯고 있었다.

스가와라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연락을 돌렸다.
"...다이치, 야마구치한테 문자가 왔는데, 아무래도 나츠를 데려간게, 테루시마인 것 같아."
GPS가 유키가오카로 이동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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