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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마피아AU-23화

히나타-오이카와 미안;;

좀 전의 날씨는 거짓이었던것 처럼 거센 비가 쏟아져 습한 공기가 주변을 감쌌다.

히나타는 잔뜩 흐려진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이 창문을 두들기는 것을 바라 보았다.

으슬한 공기 속으로 피어올라 이내 흩어지는 진한 코코아의 수증기에 달콤한 냄새가 전해져왔다.

"그래서, 그 먼 거리에서, 이마 한가운데를 맞춰서 죽여버렸다?"

츠키시마는 퀭한 얼굴로 인상을 쓰며 니시노야에게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애초에 왜 거주 구역을 향해 저격 연습을 한 겁니까?"

"누군갈 쏠 생각은 없었어! 그냥 그 구역이 높고 낮은 건물들도 많고, 시뮬레이션 하면서 거리 감각을 체크하는 중이었다고. 게다가 결과적으로 막내님을 구했잖아?"

니시노야에게 츠키시마의 언짢음은 보이지 않는지 그는 그저 당당하고 호탕했다.

"후... 거기서 머리를 맞힌 건 대단하지만... 어깨나 다리를 맞춰 생포해서 목적을 불게 만들겠다는 생각까지는 왜 못하는 겁니까..."

츠키시마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해맑은 니시노야에게 기를 쭉쭉 빨리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가 가장 점수가 높은 걸?"

"과녁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괜-찮아! 츠키시마도 있고 야마구치도 있으니 금방 정체가 밝혀지겠지."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과 신뢰로 저에게 일을 떠넘기지 마세요."

"하하하하하!"

"츠키시마, 너무 열내지 말고. 너도 마실래? 코코아."

"...진하게 주세요."

히나타는 작게 웃으며 츠키시마 몫의 코코아를 만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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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커다란 태양이 파란 하늘에 떠있는 것을 보았다.

밝고, 또 밝았다.

서러울 정도로 밝구나, 그렇게 되내었다.

오이카와는 빛나는 광구를 똑바로 처다보았다.

눈이 부시지 않았다.

그저 똑바로 마주할 수 있어 기뻤다.

아름다워.

그 어떤 더러움도 오염시킬수 없는, 사랑스럽고 따쓰한 빛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넓은 들판에서 해바라기가 자라기 시작했다.

쑥쑥 자라난 해바라기들은 이내 오이카와 보다도 더 크게 자라 그림자를 만들었다.

커다란 태양을 행해 똑바로 고개를 쳐든 수많은 꽃들이, 너른 들판을 가득 채웠다.

얼굴만한 꽃들은, 그저 태양에 시선을, 모든 것을 빼앗기고는 그저 바라보았다.

오이카와는 마치 해바라기와도 같이 태양을 바라보았다.

"다정도 병이라고 말했는데."

태양은 그리 말했다.

오이카와는 활짝 웃으며 멀어지는 태양에게 손을 흔들었다.

"...카와! 오이카와!"

거칠게 흔드는 손길에 눈을 뜨니 이와이즈미의 화난 얼굴이 보였다.

"태평하게 쳐자고있어? 빨리 일어나! 또 일이 터졌어."

오이카와는 흐릿한 정신을 붙들어 비몽사몽 소파 위에서 허리를 세웠다.

비가 쏟아져 태양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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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인신매매 조직들이 판을 치는 모양이야."

다이치는 관자놀이를 꾸욱꾸울 눌렀다.

"문라이즈 아울에 실종자가 여럿 생겼다는데... 지금까지의 정황상 니시노야의 손에 끝장난 그녀석도 그 일원인 것 같아."

스가와라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보쿠토가 연락이 왔어. 꽤나 열받은 모양이야. 자기 영역을 침범 당했으니."

다이치는 앓는 소리를 내며 야마구치가 준비한 자료를 나눠주었다.

"코트가 이제 마피아 소굴이 아니라 변태 소굴이 되려나, 이번에는 노예 시장이다."

다이치의 말에 츠키시마가 인상을 확 구겼다.

"코트 외부의 높은 분들까지 몰리나봐. 거참, 고상한 척들은 다 하면서 뒤로는 더러운 짓거리만 골라서 하지."

다이치는 기분 나쁘다는 듯 혀를 찼다.

"그런데, 재밌는 소식이 있어."

스가와라는 씨익 입꼬리를 당기며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외부의 높은 분중 한명이, 뻔뻔하게도, 이 도시의 악명에 겁을 집어먹고 경호를 요청했어. 누구한테? 무려 아오바죠사이!"

스가와라가 딱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자 츠키시마도 히나타도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노예 시장에 가면서, 정부 기관에 호위를?"

히나타가 헛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정말 답이 없는 것들이군요."

츠키시마는 경멸하며 표정을 더욱 굳혔다.

"거기서 끝이 아냐. 아오바죠사이의 예산을 두고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했나본데, 그 두사람이 그런 걸 순순히 따를 성격은 아니잖아? 그런데 입장이 입장인지라... 우리에게 몰래 전갈을 보내왔어."

스가와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거기에 숨어들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줄테니 노예 시장을 부숴버리라는데..."

"우리가 그들을 도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츠키시마의 질문에 스가와라는 눈매를 접으며 미소룰 지었다.

"코트 외부에서 물자를 조달할 때 예산을 반으로 줄여줄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주기로 했어. 높은 분들은, 이쪽으론 잘 안오니까 만나기도 힘들고, 접근하기도 힘들었거든."

잘난 척 하더니, 굽신거리는 꼴이란.
스가와라는 삐뚜름하게 웃으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죠젠지의 습격에서 타격이 꽤 컸던 모양이네요. 머리 높으신 엘리트 분들이 숙이고 들어오는 것을 보면."
츠키시마는 한껏 비웃으며 말했다.
"애초에 도미넌트 이글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조직인데, 정부 윗대가리들이 독수리들하고 싸바싸바해서, 제대로 나설 수도 없고, 예산도 없고, 동네 지구대 만도 못한 신세지, 지금은."
다이치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아무튼, 그래서 그곳에 잠입할 예정인데, 열받은 부엉이들이 자기네도 껴달라는데?"
"그쪽은 하도 날뛰어서 얼굴이 다 팔렸잖아요?"
스가와라의 말에 히나타는 경매장에서 싸우던 보쿠토를 떠올렸다.
"그래서, 그쪽은 손님으로 위장하기로 했어."
스가와라는 작전의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손님으로서 노예 시장에 들어가는 건 보쿠토와 츠키시마, '물건'으로 들어가는 건 히나타와 아카아시.
잠입한 네사람이 납치된 각자의 구역 주민들을 빼돌리고 거래의 시작 전에 깽판을 쳐서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리고 마피아가 날뛴다는 신고를 받고 아오바죠사이가 출동할 명분을 만들어주면 작전 완료.
"물건으로 들어간다니, 그거 필요한 겁니까?"
"손님 표가 두장 뿐이고, 내부에서 납치된 사람들을 파악해서 구출시킬 방법으론 그게 최선이야. 참고로 우리 구역의 주민이 아니면 그냥 내버려둬."
츠키시마의 말에 스가와라가 살짝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히나타, 넌 그냥 쉬고 있어도 괜찮아. 다른 사람을 보내도..."
"아뇨, 보스. 요즘 다들 바쁘잖아요? 카게야마도 마약 밀수 건으로 이래저래 뛰어다니고, 엔노시타상도 바쁘고. 휴가야 나중에 얼마든지 즐길 수 있으니까, 다녀올게요."
다이치의 걱정 담긴 말에 히나타는 고개를 저었다.
"구조 작전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쪽 사람들은 다 돈 주고 사버릴거야. 산 다음에 돈은 다시 빼앗으면 되니까."
"그럴꺼면 아예 처음부터 쳐들어가는 건?"
"아니지, 츠키시마. 높은 분들이 몰린다니까? 그런 변태적 취향의 손님들 중에 껴있는 높은 분들을 파악해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겠어? 그사람들, 분명히 곤란해질테니."
쿡쿡 웃는 스가와라에 히나타는 존경심과 공포를 느꼈다.
'역시 스가상이 제일 무서워...'
"그럼 작전의 세부 사항을 설정하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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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 정말 괜찮은거냐? 그놈들이 그나마 우호적이기는 해도, 근본은 마피아라고?"
이와이즈미는 걱정스레 말했다.
"어차피 그쪽의 주민들을 되찾으려 할테니, 맘대로 부숴먹어서 사상자를 잔뜩 내는 것 보다 이쪽의 작전에 가담해주는게 통제가 쉬워."
오이카와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열받네... 이런 정신나간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니. 우린 나라를 위해 죽어라 싸우고 있는데, 예산으로 협박하는게 말이 되냐고."
"뭐, 도미넌트 이글의 세력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그것 때문에 우리는 이렇다할 실적도 못내고, 물자는 날려먹었지... 얼마나 굴리기 쉬운 상대겠어?"
오이카와는 실소를 터뜨렸다.
"선셋 레이븐은 그다지 걱정이 안되는데, 문라이즈 아울은 무지 걱정된다고."
"분명 보스가 올거야. 으으, 생각만 해도..."
이와이즈미의 말에 오이카와는 몸서리를 쳤다.
"그건 진짜 무섭다고. 텐션 오르기 시작하면, 맨손으로 두개골도 부술 걸?"
"이와쨩, 보스 말고 다른 조직원이 올 가능성은 없겠지?"
"절대로 올 걸? 그자식 완전 관종이잖냐."
"으아... 이쪽의 흐름을 부디 따라줬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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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아사상, 정말로 그걸로 괜찮은 거에요?"
히나타가 동그란 안경을 쓰고 눈가에 점을 찍은 아카아시를 보며 말했다.
"확실히 내가 꽤 얼굴이 알려지긴 했지만, 거의 보스 옆엥 있어서 알아보는게 대부분이야. 그사람, 워낙 튀니까 나중에 내 얼굴은 잘 기억도 안날걸?"
"정말 괜찮을까..."
태평한 아카아시에 히나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이, 둘! 뭘 떠들고 있어? 빨리 이리로 와!"
속닥거리던 두사람에게 노예 시장의 스태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짧고 얇은 바지 한장만 입은 히나타는 살짝 몸을 떨었다.
손목에 달린 묵직한 쇠사슬이 요란스레 쩔렁거렸다.
"쯧, 흉터가 많아서 값은 별로 안되겠구만."
남자는 혀를 차며 쇠사슬을 말뚝에 매달았다.
아카아시와 같이 말뚝에 메인 히나타는 팔에 붙힌 가짜 피부 아래에 숨겨둔 철사와 칼날을 슬쩍 만지작 거렸다.
"얼굴은 귀여운데 말이지. 뭐, 허리만 잘 놀리면 상관없나?"
크고 거친 손이 얼굴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는 행위에 히나타는 살짝 인상을 썼다.
'이새낀 내가 죽인다...'
"얘는 좀 이쁜데... 몸도 깨끗하고..."
남자의 징그러운 얼굴이 아카아시에 가까이 붙어 이리저리 훓어보았다.
습한 숨소리가 느껴져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시작 전에 나랑 한판 할까? 뒷구멍에서 내껄 질질 흘리고 있으면 더 꼴릴 것 같은데?"
킬킬거리며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어 벌리는 남자에 아카아시는 다리를 버둥거렸다.
-픽!
공기를 가르는 듯한 조그마한 소리가 들린다 싶었더니, 남자는 휘청거리다 아카아시의 위로 쓰러졌다.
갑자기 쓰러진 남자에 놀란 아카아시가 히나타를 쳐다보자 히나타는 작은 시계를 들고 있었다.
"그게 뭐야?"
"명탐정 코x 마취침 시계요."
"그런 건 어디서..."
"다테에서 뭘 샀더니 덤으로 줬어요."
히나타의 말에 아카아시는 허탈하게 웃고는 자기 위에 쓰러진 남자를 발로 꾹꾹 밀어냈다.
차갑고 무거운 쇠사슬 족쇄에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손님들이 노예들을 보다 자유롭게 만져볼 수 있도록 과하게 구속해놓지 않아서 탈출에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커다란 공간에 듬성듬성 말뚝을 박아논 후, 거기에 족쇄에 연결된 쇠사슬을 매달아 놓은 형태로 시장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런 형태면 몰래 빼돌리긴 힘들겠고... 깽판을 친 후에 풀어주는 수 밖에 없나..."
아카아시가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히나타는 불안한 눈빛으로 말뚝이 박힌 구역마다 놓아져 있는 바구니들을 바라보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저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나쁜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뭐야, 이자식 왜 자고있어?"
한 남자가 나타나 널브러진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 몰라요. 갑자기 쓰러져서..."
히나타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오들오들 떠는 시늉을 했다.
남자는 중얼중얼 욕지거리를 내뱉더니 잠든 남자를 질질 끌고 갔다.
남자는 가면서 바구니를 살짝 차고 갔는데, 거기서 쏟아진 것은 히나타의 예상보다 더 불쾌한 종류의 것이었다.
"오오, 저 이 임무 그만두고 싶어졌어요."
구슬형 최음제와 괴랄한 모양새의 섹스 토이들이 바닥에 뒹구는 모습에는 오직 위화감 뿐이었다.
"...와우."
아카아시는 나즈막히 되내었다.
"저거 절-대 무리."
히나타가 제일 싫어하는 것, 아직도 떠올리면 구역질이 나는 투견장 시절에 아버지의 아들이 즐겨사용하던 것이었다.
"...날뛰는 타이밍을 좀 앞당겨도 되나요?"
"저건 나도 좀 싫은데."
아카아시의 얼굴이 살짝 하얗게 질렸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그런 목적의 노예였나..."
아카아시는 인상을 쓰며 험악한 얼굴로 중얼중얼 욕을 내뱉었다.
"뭘 당하든 보쿠토상에게 그대로 돌려주겠어..."
살벌한 얼굴로 혼잣말을 하는 아카아시의 살기에 히나타는 움찔 몸을 떨었다.
'저사람이 부엉이네 실세일지도 몰라...!'
-야차, 잘 들리나요? 여기는 파수꾼. 스가와라상이 혹시 몰라서 최음제의 해독약을 챙겨주셨으니까, 달무리에게서 받으실 수 있을 거에요.
'스가상 나이스!! 다행이다!'
히나타는 야마구치의 말에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기뻐했다.
'츠키시마 빨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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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스스로도 마구 떨리는 동공이 느껴졌다.
익숙한 얼굴의 소년이 헐벗은 몸으로 족쇄에 묶여있었다.
선이 가느다란 몸에 크고 작은 흉터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붉은 빛은 띄는 흉터는 피부가 너무 하얀 탓에 오히려 조금 야살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당혹스러운 두 눈동자가 허공에서 어색하게 얽혔다가 흩어졌다.
'왜 이런데에 치비쨩을 보내는 거야, 까마귀들!'
소리없이 괴성을 지르며, 오이카와는 눈을 슬쩍 피했다.
앞에 선 늙은이의 뒤통수를 권총으로 갈겨버렸으면-하고 생각하며 이런 임무에 히나타를 투입한 다이치와 스가와라를 원망했다.
"귀여운 아이군. 자네, 이리로 좀 와보게."
히나타를 보며 말하는 노년의 남자에 오이카와는 가슴이 덜컥하는 것을 느꼈다.
"저, 저는 왜..."
"난 이제 늙어서 말이지. 직접 하는 것 보다 젊고 잘생긴 청년들이 하는 걸 보는게 더 좋다네."
'4D로 야동 감상하고 싶다는 거 야니냐고! 정신나간 영감탱이!?'
"제가 어쩔 수 없이 여기에 따라오긴 했지만 그런 것은 할 수가..."
"자네, 부하들 걱정은 안하나?"
노인의 말에 오이카와는 이를 뿌득 갈며 앞으로 살짝 나왔다.
"거기 그 구슬, 넣어보게."
음흉한 미소로 말하는 노인에 오이카와는 덜덜 손이 떨렸다.
히나타의 눈빛도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사람, 코트로 유입되는 해외 자본의 허가권을 꽉 쥐고있어. 이 도시에서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정부의 인물이지. 심지어는 도미넌트 이글도 함부로 건들지 않는 상대야. 솔직히 이쪽도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그냥 밀어버리면 좋겠는데... 그러다 어떤 타격이 올지 몰라. 그쪽이랑은 얽히지 않게 하고, 얽혀도 유연하게 대처해야해.'
히나타는 스가와라의 말을 떠올리며 입술을 꽈악 깨물었다.

명분을 얻은 아오바죠사이가, 경호를 구실로 남자를 내보내는 것 이외에는 그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도미넌트 이글까지 손에 올릴 수 있는 남자를 건드렸다가 코트의 강자들을 적으로 돌려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히나타는 마음을 다잡았다.
"어서, 허리를 들어서 나에게 보여줘."
남자의 말에 오이카와는 히나타의 하얀 허벅지를 조심스레 잡았다.
몸의 떨림과 눈에 서린 괴로움이 히나타에게 까지 전해져왔다.
'다정도 병이라지.'
히나타는 속으로 되내었다.
억지로 접혀진 허리에 작은 구멍이 적나라하게 들어났다.
오이카와는 눈을 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모양새도 색깔도 귀엽군. 자네, 어서 그걸 집어넣어보게."
오이카와는 떨리는 손으로 미끈한 약 구슬을 집어들었다.
눈을 꽈악 감는 히나타에 가슴이 게속 덜컥거렸다.
연기가 아닌, 정말 싫은 표정.
오이카와는 울 것 같았다.
이와이즈미는 진지하게 눈앞의 남자를 죽여버렸을 때 생기는 문제들을 머릿속으로 계산해보았다.
'나 하나 옷 벗는 걸로 해결할 수 없을까.'
이와이즈미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입을 꾹 다물고 마음이 부숴지고 있을 친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손으로 소년의 허벅지를 붙든 채로, 가다란 손가락이 미끌한 구슬이 닫힌 구멍을 억지로 열고 스륵 들어왔다.
차갑고 딱딱한 것이 뜨거운 안쪽을 밀고 들어오는 감각에 히나타는 살짝 떨며 우는 소리를 내었다.
'츠키시마, 츠키시마. 빨리, 빨리 와...'
금방 도착할테니 조금만 참아달라는 야마구치의 말이 히나타의 귓가에서 마구 뭉개지며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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