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어디론가 돈을 꼬박꼬박 보내고 있었으니, 뒤를 봐주고 있는 누군가가 있는 건 확실해요."

히나타는 생각에 잠겨 츠키시마의 말을 되내어 보았다.

마츠카와 잇세이.

오이카와 토오루가 이끄는 아오바죠사이의 원년 멤버.

오이카와 토오루, 이와이즈미 하지메, 하나마키 타카히로와 동기로, 친형제나 다름 없는 관계.

고의성이 다분한 방화는, 누굴 위해서?

마음껏 활개치지 못하는 아오바죠사이가, 세력 견제를 위해 정보를 독식하려고?

아니면, 아니면?

아오바죠사이에 노예 시장에서 잡아간 관계자를 요구하자 대답은, 자결했다.

덜떨어진 놈 하나 자결 못하도록 막는 것도 못할 만큼 아오바죠사이가 모자란 놈들인가.

아니면, 거래 목록에 있을 윗대가리 뒤차닥거리나 해주려고?

오이카와 토오루, 그가 꾸민 일 일까?

베일에 쌓인 배후, 그를 보호하기 위한 방화임엔 틀림없다.

그 배후가 누구인지, 그것만 알 수 있다면...

순진한 얼굴로, 눈물이나 짜내며 뒷통수를 친 걸수도 있지.

그런 일을 하는 사내니까.

젖은 얼굴로, 괴롭게, 내 안쪽을 쑤시며.

실은 웃고 있었을까.

까마귀 둥지의 괴물이 무력하게 허리를 들썩거리는 모습에, 속으론 웃었을까?

글쎄, 그런 사내가 아니라고 한다면, 어차피 사람은 믿을게 못된다는 답이 나올테지.

모든게 연기였던, 모든게 진실이었던,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믿으려면, 오직 속아도 그를 용서할 수 있는 경우에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마츠카와 잇세이가 오이카와 토오루의, 아오바죠사이의 훌륭한 요원이자 친구라는 가능성.

그리고, 마츠카와 잇세이가 이미 아오바죠사이의 사람이 아닐 가능성.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불타버림으로서 보호받은, 베일 속의 그는 누구인가.

누가, 누구를 지키려 했는지 알아냐야 하는데.

약기운에 멍한 정신은 날 그저 침대 깊숙히 녹아내리게 만들 뿐이라 혼미하여 팔 하나 들기가 힘들다.

지친거지?

좋은 거 아냐?

쓸모를 인정 받았기 때문에 쓰임 받는거고, 바쁘고 지친거야.

모두가 죽고 너만 살아남았는데, 넌 여전히 목줄에 매어있구나.

난 그냥 그사람들을 사랑하는거야.

넌 그저 아직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아이일 뿐이야.

그래, 사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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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음? 뭔데?"

"너랑 이와이즈미, 전에 레이븐의 꼬맹이에 대해 조사하고 다녔잖아?"

"...맛층이 치비쨩은 왜?"

"그냥, 나도 호기심? 그 아이, 꽤나 안쓰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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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파티가 싫었다.

웃는 가면를 쓰고 하하호호 떠드는 거짓말쟁이들 사이에서 재롱을 떨고싶지 않았다.

조용한 곳으로 가자.

소년은 쿠키를 한줌 쥐어 작은 주머니에 쑤셔넣고는 어지러운 장내에서 벗어났다.

어차피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테니.

비정한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빛나는 조명과 향기로운 정원, 윤이 나도록 깨끗하게 닦인 복도.

소년은 쿠키 가루를 흘리며 포식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사치스러운 낙원을 헤매였다.

소년은 이내, 조용한 구석에 자리한 문 앞에 서 있었다.

여기라면 아무도 없겠지.

문고리가 높은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래보다 덩치가 좋은 소년은 쉽사리 문고리를 돌리고 무거운 문을 열 수 있었다.

달빛에 반짝이는, 커다란 눈동자는.

밤의 어스름한 빛에 하얀 피부는 푸른빛을 띠고 투명하게 반짝거렸다.

옅은 갈색, 아니 주황색일 곱슬머리는 서늘한 밤바람에 고요히 살랑거렸다.

푸른 달빛아래 덧없이 반짝가리는 아이는, 금방이라도 스러져 흩어져버릴 것 같이, 투명하게 반짝거렸다.

소년은 입을 벌린채 멍하니 아이를 바라보았다.

반쯤 가루가 된 쿠키가 단정한 옷을 더럽히고 있었다.

"넌 요정이야?"

소년은 나이와 맞지 않게 굉장히 딱딱한 인상의 소유자였기에, 살짝 긴장했던 아이는 소년의 말에 푸스스 웃음을 지어보였다.

"굳이 따지자면, 유령에 가까운데."

"유령?"

"응. 이름없는, 유령."

유령이란 말에 흠칫 놀랐던 소년은 애처로이 말하는 아이의 얼굴에 작은 가슴이 죄는 것을 느꼈다.

유령이라, 저리도 위태롭고 처량한가.

소년은 부서져버릴까, 쉬이 손을 뻗지 못했다.

"나는----------야."

"나는 알려줄 이름이 없어서, 미안해."

소년은 작은 아이의 하얀 얼굴에 조심스레 손을 올렸다.

"...따뜻한데."

갑작스런 행동에 아이는 조금 놀란듯 눈을 동그랗개 뜨고 소년을 쳐다보았다.

"유령이라면, 왜 따뜻해?"

"죽어야만 유령이 되는 건 아니니까."

"그게 무슨 뜻이지?"

"나도 몰라. 하지만 모두가 날 그렇게 말하는 걸?"

소년은 자신보다 한참 왜소한 아이를 물끄럼히 바라보았다.

"이름이 생기면, 나에게도 알려줘."

소년의 말에, 아이는 그럴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네가 유령이라면, 어째서 여길 떠나지 않아?"

소년의 말에 아이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차오르는 눈물에 당황한 소년은, 작고 하얀 두 볼을 손으로 감쌌다.

작은 이마를 맞대며, 할 말을 잃은 채, 조용히 온기를 나눴다.

들썩거리는 느낌에 조그만 얼굴을 들어올리니 아이는 뚝뚝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다만, 웃으며, 괴롭지만, 웃고있는 알 수 없는 얼굴로 눈물을 떨궜다.

말주변이 없는 소년은 당혹스러워 그저 작은 머리통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머리칼이 작고 통통한 소년의 손가락 사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소년은, 엉망이 된 주머니에서 많이 작아진 쿠키를 꺼내 소년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작은 머리통을 묵묵히 쓰다듬었다.

"----도련님! ----도련님!"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 소년은 후다닥 아이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다.

아이는 여전히 젖은 얼굴로, 작게 미소지으며 소년에게 살포시 손을 흔들었다.

달빛에 녹아들어 흐릿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를 뒤로한채, 소년은 다시금 무거운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

깨끗한 대리석 복도 위에 서자 마치 기나긴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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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우시지마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수면용 가운의 주머니에서, 부서진 쿠키 가루가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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