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날아온거야! 이 구역의 고층 건물들은 모두 통제되어 있는데?!"
아슬하게 우시지마의 머리통을 빗겨간 총알에 주변이 분주해졌다.
주변의 고층 건물은 저격에 의한 암살을 막기 위해 도미넌트 이글의 관리 아래 통제된 상태, 그러나 출처 모를 총알은 우시지마의 머리칼을 스치고 날아와 벽에 박혔다.
"혹시... 혹시지만, 경계선 숲의 폐건물이라면..."
시라부가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 설마! 저기서 여기가 몇야드인줄 알아? 시력이 10.0이거나 하지 않고서야 절대 조준 못해! 아니, 그래도 못할걸?!"
세미가 말도 안된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돌풍이 불지 않았으면 정확히 관자놀이에 맞았을 거에요."
시라부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장내에 살벌한 공기가 돌았다.

도미넌트 이글의 구역에서 저격을 당한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각도에서 저격할 수 있는 건물들, 죄다 최소 600야드는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라도 상당한 실력이야."
텐도가 눈을 가늘게 뜨고 거리를 살폈다.
도대체 어디서?
"빨리 구역을 통제하고 범인을 찾아내! 당장!"
세미가 다급하게 외치자 빠르게 많은 인원들이 움직였다.
우시지마는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 구역의 한복판에서, 저격이라.
우시지마는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올려다 보았다.
이런건 오랜만이군.
죽음이 스쳐가는, 아득한 느낌.
소란스레 움직이는 부하들에도, 우시지마는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그저 상황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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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역시 이 거리는 무리인가. 아니, 돌풍만 아니었어도..."
도미넌트 이글의 구역 경계의, 일명 경계선 숲의 폐건물에서 니시노야는 불퉁한 표정으로 총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아깝네.
골로 보낼 수 있었는데.
순간 스코프의 너머로, 눈이 마주친 듯 느껴졌다.
누가 독수리 아니랄까봐, 날카롭기는.

순간 오싹했는데 말이야.
"들키면 혼나려나."
니시노야는 중얼거리며 빠르게 짐을 챙기고 후드를 깊게 눌러썼다.
아사히상이 알아봐준 인생이다.
처음에는 그저 알아주는게 고마워 그를 따랐지만, 이제 와서는 막내님도, 보스도, 스가와라상도 소중해 마지않는 사람들.
수호신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는데, 제대로 지켜내야하지 않겠는가.

간히 누가 누굴 노려?
대왕 독수리 따위, 총알로 떨어뜨리면 그만이다.
제 아무리 높이 날아든들, 이 두 눈에 포착된 사냥감은 기어이 땅으로 추락하고 말것이니.
총알을 조사해도, 아무것도 안나올걸.
왜냐면 그거, 니네 산하의 조직에서 훔친거니까.

애꿎은 놈들이나 조지며 힘만 잔뜩 빼라고.
하하, 즐거이 웃으며 니시노야는 빠르게 숲을 빠져나왔다.
-호언장담 하시더니, 못맞추지 않았습니까.
이어폰 너머로 불퉁한 츠키시마의 목소리가 넘어왔다.
"아까웠다고! 하지만 경고 정도는 되었겠지."
-확실히. 정신을 휘저어 놓는데는 성공했겠네요. 이리저리 잘게 위협해서, 혼을 쏙 빼놓을 겁니다.
"그나저나 의외네. 달무리가 보스 허락도 안받은 이 저격에 협조해주고."
-마땅히 필요한 일이니까요. 보스에겐 말씀 드릴겁니다. 혼나겠지만.
"내 이동 경로에 있는 CCTV는 모두 7대였어. 확인했어?"
-혹시 몰라 가까이에 있는 것 까지 총 15대 조작했습니다.
"정-말 믿음스럽다니까? 하하하!"
-앞으로 종종, 잊을만하면, 도미넌트 이글 외부의 근접 구역에서 저격 시도를 하는게 좋을 것 같군요. 마땅한 장소를 조사해 놓겠습니다.
"그래,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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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리 조직 최고 전투원인데, 제가 호위를 받는건 뭐에요?"
히나타는 퉁퉁 부은 얼굴로 말했으나 다이치도, 스가와라도 단호하기만 했다.
"넌 쉽게 튀어나가니까.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카게야만데 뭐 어때?"
다이치의 말에 히나타는 작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당분간은 츠키시마 사무 처리라던가 도와줘. 밖에 돌아다니다 괜히 이상한 놈들 만나지 말고."
스가와라가 하얗고 말랑한 뺨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엣, 에에에! 그건 좀...!"
"넌 벌레들이 쉽게 꼬이는 체질이니까, 어쩔 수 없어."
"그거 체질인가요!?"
다이치말에 히나타가 황당해하며 말했다.
"아직 정세를 살피는 중이니까, 확실히 날뛰어도 될때까지는 몸을 잠시 숨겨. 알았지?"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히나타는 볼을 부풀리며 입을 다물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고, 저를 걱정해서 그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보스랑 스가와라상도 조심하세요. 어떻게 나올지 전혀 모르니까..."
"걱정마. 수염녀석, 소심하고 네거티브하긴 하지만 할때는 확실히 하니까."
웃으며 말하는 스가와라에 아사히가 뭐라뭐라 항의를 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추욱 쳐진 시무룩한 아사히는 히나타의 머리통을 약하게 토닥거리며 몸 좀 사리라고 말해주었다.
"고양이나 부엉이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 걸 보니, 곧 분위기가 급변할거야. 그때까지는, 대기하고 있어."
다이치는 옅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는데, 하물며 우리는 발톱도 이빨도 있단 말이지?
조화를 추구하던 자들이 지키던 평화를 깨뜨렸을때, 그 깨져버린 조화가 얼마나 거대한 혼돈을 야기하는지, 철저히 보여줄거야.
어차피 죽고 죽이는 전쟁의 연속이다.
전쟁이 끝나면 또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도시에는 괴물들 뿐이지 않은가?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던, 괴물의 탈을 쓴 인간이던, 결국은 괴물이 되어버리고 마는 곳이 바로 이 코트.
어떻게 평생 평화로울 수 있겠어.

모든 평화는 이곳에선 그저 찰나일 뿐.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자신들에게 소중한 것을 지킬 뿐이다.
지키고자 하는 그것이 가족, 사랑, 돈, 권력, 그 무엇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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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을 이와이즈미가 한다고? 왜?"
"맛키는 따로 할 일이 있다니까?"
하나마키의 말에 오이카와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무소속 구역을 돌아보는 건, 굳이 내가 아니라도 괜찮잖아? 왜 굳이 맨날 하던 마츠카와 백업을 두고..."
투덜거리는 하나마키에 오이카와는 식은땀을 흘리며 변명을 늘어 놓았다.
마츠카와가 배신자인걸 알리기에는 하나마키의 반응이 걱정된다.
아니, 실은 그도 온전히 믿을 수가 없다.
두사람이 오죽 친했어야지.
마츠카와가 스파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두사람은 너무 친하다.

마츠카와의 태도가 정말 연기일까 할 정도니까.
마츠카와가 긴 세월 동안 정말로 정이 들은건지, 하나마키도 한패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 이쪽의 상황을 이해 받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
어느쪽이든, 모두가 상처 받겠지만.
오이카와는 하나마키의 등을 떠밀었다.
"니네 절친이라고 너무 붙어있어! 이와쨩 백업 못믿는 거야? 아니면 맛층의 백업은 너 아니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어?"
"아니, 굳이 갑작스레 포지션을 뒤집으니까 무슨 이유라도 있나 궁금해서 그렇지."
"괜찮으니깐! 맛키는 구역 감찰이나 잘 해줘! 요즘 흉흉하기 그지없으니까! 응응, 킨다이치랑 쿠니미 데려가고."
궁시렁거리는 하나마키를 내보낸 오이카와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불면증에 시달려 온몸이 천근만근이라 죽을 것 같았다.
스트레이 캣츠의 작업을 돕기 위해선 이와이즈미가 마츠카와의 움직임을 통제해야만 한다.
그쪽이 이쪽 마음대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지만...
얼마 후에 있을 의원의 호위에서도 마츠카와로 부터 그를 지킬 궁리도 짜내어야 하고, 오이카와는 여기저기 집중된 신경에 확 돌아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그냥 가시방석이지.
견제할 놈들 투성이고.
친구의 배신-애초에 처음부터 친구 따위 없었을지도 모르지만-으로 생긴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앞으로 닥피게 될 사건의 대책을 세우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여기저기 염증이 난 입안에 오이카와는 살짝 인상을 썼다.
물 마시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다.
이러다 탈모까지 오면 어쩌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는 자신에 오이카와는 허탈하게 실소를 내뱉었다.
히나타에게 접근한 우시지마, 알고보니 우시지마의 부하였던 마츠카와, 임무를 방해하려는 도미넌트 이글...
결국 죄다 도미넌트 이글, 그 망할 독수리들의 탓이 아닌가.
그 증오스러운 상판을 죄 뜯어놓지 않고서야 이 한이 풀릴 것 같지가 않았다.
이 도시의 대부분의 악은 그 재수없는 얼굴을 한 사내에게서 부터 발생하지 않던가?
다 그 사내의 탓이다.
그 남자의 잘못이고, 죄이다.
죽여버렸으면, 굴복시키고, 그의 좌절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오이카와는 그를 떠올릴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오이카와가 가장 괴물에 가까워지는 때가 바로 그 사내를 대할 때였다.
순수한 분노와 증오, 그의 모든 것, 세포 한줌까지 혐오스러워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솔직히 그를 죽일 수만 있다면, 정부에서 내쳐지던 배신당하던 간에 죽여버리고 싶다.
마피아의 편을 들어주는 정부따위, 버려진다고 해도 별다른 감흥도 없으리라.
그놈만 죽으면, 그래도 이곳은 꽤나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조화파의 놈들은 그래도 그정도로 막장이진 않으니까.
도미넌트 이글이 있어서 자잘한 놈들이 설치지 않는다고?
헛소리.
잔챙이 100이 설치는 거랑, 도미넌트 이글 하나가 설치는 거 중에, 독수리 놈들이 끼치는 민폐가 더 클 것이다.
극악무도.
그 이외에 그들을 표현할 다른 말이 있을까.
오이카와는 정수리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되새김질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아주 날카롭게, 또 날카롭게.
죽더라도, 거리의 쓰레기 중 하나가 되더라도, 그 사내를 끝내고 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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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괜히 돌아다니지 말고, 얌전히 있어."

히나타의 말에 카게야마가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

"넌 그 얼굴 좀 어떻게 안되냐?"

"하? 원래 이 얼굴이거든?"

"...나날이 인상이 더러워지는... 으앗! 왜 때려!"

카게야마가 히나타의 뽀얀 이마에 딱밤을 날리자 히나타는 고통에 데굴데굴 굴렀다.

속이 썩어들어갈 걸 뻔히 아는데, 뻔뻔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꼴에 화가 났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의 머리통을 거칠게 북북 쓰다듬었다.
엉킨다며 칭얼거리는 히나타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 파! 뭐하는 거야! 머리가 엉망이 되었잖아!"
"시끄러, 바보야!"
"하아? 너한테는 바보라는 소리, 절대로 듣고싶지 않거든?"
히나타는 씩씩거리는 카게야마를 황당하게 바라보았다.
"네놈 그거 흉터로 남기만 해봐."
카게야마가 히나타의 목을 덮은 거즈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 그거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거야? 재생 크림이라던가, 열심히 바르겠지만..."
"그거 안없어지면, 응가 모양으로 문신해. 거기다가."
"에엑, 응가라니. 토비오군의 센스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있는 겁니까!"
"차라리 똥이 더 나을 거라는 소리야, 이 멍청아!"
"나보다도 머리 나쁜 주제에 자꾸 바보, 멍청이 하지 말아줄래?"
"어이어이, 큰 멍청이랑 작은 멍청이, 시끄러우니까 왁왁거리지 말고 조용히 좀 있을래?"
두사람을 무시하며 모니터만 바라보던 츠키시마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츠키시마, 지금 은근슬쩍 나한테도 반말한거지!"
"은근슬쩍이라니, 대놓고 한건데요!"
"아니, 왜 내 직속들은 성격이 다 이 모양이지?"
히나타가 퉁명스레 말하는 츠키시마에 불평을 늘어 놓았다.
"거기, 너. 마츠카와 잇세이에 대한 다른 정보는 없어? 꽤 오래 알고 지냈잖아."
츠키시마는 여전히 찌뿌린 얼굴로 카게야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몰라. 별로 관심 없었고."
"심플하게 말하지 말아줄래? 네녀석의 기억력이라던가 믿은 내 잘못도 있지만."
"뭐라고, 이자식!"
츠키시마의 빈정섞인 말투에 카게야마가 벌떡 일어나자 히나타가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왜 또 치고 박아? 니들이 유치원생이야?"
히나타가 카게야마의 바짓단을 잡아 당기자 카게야마는 흥 콧방귀를 뀌며 털썩 앉았다.
"그래도, 정말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거 없나 곰곰히 생각해봐. 그때, 기절하면서 도미넌트 이글의 사람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잖아. 뭔가 또 들은 거 없어?"
히나타의 말에 카게야마는 끄응, 하는 소리를 내며 머리를 짜냈다.
"흐으으으으으음..."
"모자란 머리 굴리느라 애쓰네."
츠키시마가 또다시 시비를 걸기 시작하자 히나타는 꾸중하듯 그를 제지했다.
"...잘 모르겠지만, 그 남자가 뭐라고 불렀을때, 굉장히 기분 나빠했어."
"...네가 말하는 남의 감정 상태는 별로 신뢰가 안가는데."
츠키시마의 한심하드는 말투에 카게야마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사람, 워낙 화내는 일 없고, 말투도 덤덤한 편인데, 엄청 날카롭게 말했다고. 처음 들어보는 느낌으로. 게다가 기억 안나도 말이지! 그 신중한 사람이 기절했다고 생각할 만큼 심각한 부상이라 꼼짝도 못해서 그런건데, 웅얼거리는 소리 이정도 기억하면 엄청난거 거든?"
"야차, 저녀석의 느낌이라던가, 감상 믿을 수 있나요?"
"확실히 항상 의성어가 안타까운 느낌으로 말하니까..."
"그런 내가 느낄 정도로 텐션 달랐다니까?"
"아, 방금 표현력 부족 인정했어."
비웃으며 말하는 츠키시마에 카게야마가 버럭버럭 역정을 냈다.
"그만, 그만! 진짜 너네 바보야? 그래서, 카게야마. 뭐라고 불렀길래 그런건데?"
히나타의 말에 카게야마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음... 작은? 작은, 뭐였는데... 음... 아, 기억 날 것 같은... 작은, 작은? 아, 맞아. 작은 도련님?"
한참을 고민하던 카게야마가 짝, 박수를 치며 말했다.
"작은 도련님? 그렇게 부르는 걸 듣고 화를 냈다고?"
"아니, 화를 냈다기 보다는, 싸늘? 예민?"
카게야마의 말에 히나타는 팔짱을 끼고는 생각에 잠겼다.
작은 도련님?
그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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