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곽의 이모들은, 독한 향수 냄새와 담배 연기로 기억된다.

엄마가 죽은후 어리고 쓸모없는 자신을 곤란한 눈으로 바라보던, 짙은 화장에 가린 고독한 여자들의 눈빛은 아직도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잇세이, 잇세이.

세상엔 우리 둘 뿐이구나.

분명 원하지 않은 자식이었을 터인데, 어머니는 그리 말해주었다.

비정한 도시에서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어머니는 화장이 번진 얼굴로 말했다.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많이 아팠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너무 높은 곳의 사랑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모질지 못했던 그녀는, 마츠카와 잇세이의 아버지를 사랑했고, 원망치 못했고, 그가 남긴 아들 마저도 사랑했다.

너의 아버지는 정말로 멋지신 분이였지.

상냥한 어조에는 사랑이 짙게 깔려있었다.

어머니, 나는 당신만을 닮아 그에 대한 환상 조차도 제대로 가질 수가 없어요.

죽어버린 후, 그녀가 떠나버린 후, 어린 나이에도 어찌 눈치를 채고 빌고 빌어 벌레와도 같이 유곽에 붙어있던 어느날, 잇세이는 어머니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네 아버지란다.'

크고 다부진 손에 이끌리는 감각은, 비록 거짓과 위선이었지만, 잇세이는 여전히 그것을 그리워했다.

위태로운 어머니와는 다른, 단단한 느낌.

기쁘게 그 손을 따라서, 어린 잇세이는 아무것도 몰랐다.

아버지는 따뜻한 물에 오랫동안 씻게 해주었다.

기름진, 갓지은 식사를 하게 해주었다.
멋들어진 옷도 입혀주었다.
어디 하나 구멍난 곳도 없고, 따끔거리지도 않고, 보풀 하나 없는 멋진 옷이었다.
이사람이 내 아버지야.
어머니가 사랑한 사람이, 바로 이사람이야.
잇세이는 들뜬 기분으로 이리저리 그가 이끄는 데로 따라다녔다.
무조건적인 애정이 그를 향해 피어났다.
구원자.
아버지는 구원자야.
어린 잇세이는 어머니와 똑 닮은 만큼 아버지에게 빠져들었다.
아버지,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의 '가족'을 본 순간, 잇세이는 결코 자신이 아버지의 가족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름답고 도도한 여인, 그 품에 안긴 작은 아기, 그리고 아버지의 옆자리에 선, 아아, 어린날의 와카토시는 아버지를 쏙 빼닮아 있었다.
잇세이는 순간 모든게 환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환상이 깨어져도, 여전히 그는 홀려있었다.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어머니가 사랑했던 남자.
이제는 사라져버린 어머니와의 접점이었기 때문일까.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훓어보는 여자, 눈빛에서 부터 위압감을 뿜어대는 소년, 품에 편안히 안겨 행복하게 자고있는 아이...
아버지는 형을 많이 도와주라며 인사를 시켰다.
그 눈동자에는, 어린 잇세이는 좌절했다.
도련님, 잘 부탁드립니다.
잇세이의 말에 아버지는 조금 놀란듯 했으나 그것은 이내 만족의 빛으로 바뀌었다.
똑똑한 아이구나.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흘겨보던 여자는 아름다운, 그러나 무서운 미소를 지었다.
잇세이는 자신의 목에 매여진 목줄을 발견했다.
그 줄의 끝은 아버지의 손 안에 있었다.
아들을 위해 사냥견을 훈련시킨다.
그것이 아버지가 잇세이를 데려온 목적이었다.
잇세이는 아버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냈다.
싸우고, 싸우고, 싸우고.
와카토시의 훌륭한 사냥견이 될 때까지.
와카토시에겐 그가 데려온 또래의 친구가 있었다.
붉은 머리에 괴상한 바가지 머리를 한, 잇세이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피가 조금이라도 섞인 건 자신인데, 오히려 가족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텐도였다.
물끄럼히 바라보자면, 이내 꽤뚫어보는 듯한 눈동자가 쫒아와 잇세이는 괴로웠다.
잇세이는 점점 어머니를 닮아갔고, 와카토시는 점점 아버지를 닮아갔다.
여자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는 몸은 약하지만 당당한 도련님으로 자라났다.
작은 도련님.
잇세이는 츠토무를 그리 불렀다.
꺄르르 웃던 아이는 텐도가 바가지 머리를 그만두었을 때 즈음 그와 비슷한 삐뚜름한 바가지 머리로 잘랐다.
가족이 되지 못한 것은, 반쪽만 피가 흐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소외감과 외로움에 잇세이는 더욱 아버지에 매달렸다.
잇세이가 조금 더 컸을 때, 츠토무는 몸이 약해 조직의 일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서 보호의 명목으로 자기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았다.
요양을 위해 주로 별장에 박혀있는 아이를 위한 아버지의 사랑이자 배려였다.
아버지는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
사람을 효과적으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부인되는 여자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작은 도련님을, 츠토무를 사랑하시는 걸까.
걔는 짐일 뿐인데.
나는 강하고, 쓸모있고, 아버지만을 사랑하는데.
어차피 나의 어머니도, 그의 어머니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나만 사랑받질 못하나요.
잇세이는 혹여 그런 말을 했다가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핀잔을 들을까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정부에 너의 삼촌이 있다.
어느날 아버지가 말했다.
네가 조직과 정부를 잇는 통로가 되어주렴.
아버지가 나를 필요로 하셔.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래.
츠토무를 보호한다며 아버지는 그를 잇세이의 동생으로 둔갑시켰다.
어머니를 닮은, 정부 요인의 여동생을 닮은 아이 하나만 있으면 모든게 가능했다.
츠토무는 조직과 정부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잇세이는 그 둘을 오가며 싸우게 되었다.
와카토시는 더욱 아버지를 닮아갔다.
삼촌, 제가 당신의 조카에요.
당신이 잃어버린 여동생의 아들이에요.
도미넌트 이글에서 저와 아픈 제 동생을 돌봐주고 있어요.
동생은 어머니 보다는 아버지를 닮았답니다.

츠토무는 그를 사랑해주는 어머니의 성과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마츠카와라는 잇새이의 성까지 받아갔다.

너무해.
마피아에 거짓 은혜를 입은 삼촌은 이리저리, 마음껏 휘둘렸다.
평생을 찾아온 여동생과 똑 닮은 소년을 보자마자, 그는 엉엉 울며 그를 안아주었다.
정부 요원이 되거라.
아버지의 명에 잇세이는 훈련생이 되었다.
모든 절차는 삼촌이 도와주었다.
소년 잇세이는, 아버지를 닮아 사람을 다루는 거짓말에 능숙했다.
항상 여유로운 미소를 띄고, 살갑게 다가갔다.
속은 끝없이 썩어들어도.
"안녕, 난 하나마키야."
아, 아아...
마츠카와는 하나마키와 친구가 되었다.
그는 우수했고, 뛰어난 요원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바로 그런 이유였다.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야호~! 난 오이카와 토오루!"
"이와이즈미 하지메다."
"마츠카와 선배! 저, 저는! 키, 킨다이치! 킨다이치 유타롭니다!"
"안녕하세요. 쿠니미 아키라라고 합니다."
"야하바 시게루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째서?
아버지는 목줄을 아들에게 넘긴 채 죽었다.
청년이 된 잇세이는 여전히 독수리들의 개였다.
아오바죠사이의 잇세이는, 행복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후배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목줄에 여전히 매인 채로, 잇세이는 죄를 범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사랑했던 남자를 배신할 수가 없다.
나의 거짓말로 끌어들인 삼촌을 배신할 수 없다.
눈을 감는 순간, 와카토시를 부탁하마, 하고 가버린 아버지, 왜 그러셨어요.
얼마나 더 잔인해지려고,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셨어요?
널 사랑하지 않았다.
너는 도구일 뿐이었다.
너의 어머니는 창녀였는데, 내가 네 아버지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죠.
히로, 난 어떻게 해야할까.
개는 주인이 죽은 후에도 주인을 기다린다지.
딱 제 꼴과 같았다.
잇세이는 저보다도 불행한 삶을 살았던 카게야마에게 누명을 씌웠다.
누명을 씌웠다는 사실조차 다른 이에게 누명 씌워 그를 죽여버렸다.
오이카와는 괴로워했다.
그를 위로하는 하나마키를 보며 잇세이는, 마츠카와는 죄악이 그를 감싸 질식할 것만 같았다.
카게야마가 살아서 돌아왔을 때 마츠카와는 안도했다.
자신이 저지를 수많은 죄들 중 하나를 덜어낸 기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오이카와는 카게야마의 주인이라는 작은 소년에게 푹 빠졌다.
그리고 지금은, 우시지마 와카토시가 그 소년을 원하고 있다.

마츠카와는 소년에 대한 것을 우시지마에게 넘겼다.
오이카와는 또 괴로워했다.

Black Vulture
그것이 마츠카와 잇세이.
그러나 맛층, 선배, 마츠카와, 동료들이 부르는 마츠카와 잇세이는?
마츠카와는 단추 안쪽에 숨겨진 도청기를 보았다.
마츠카와는 그날부터 그 옷을 자주 입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는 배신하고, 또 배신했다.
어머니, 어쩌죠?
히로, 어쩌지, 어떻게 해야해?
오이카와, 이와이즈미...
아버지, 그냥 유곽에서, 뒷골목의 쓰레기장에서, 날 죽게 내버려두지 그랬어요.
아버지, 제발, 아버지...
마츠카와 잇세이는 거울을 보고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안면 근육을 어떻게 움직여 보아도 여유로운 웃음이 지어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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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키는 몸이 약했다.
그러나 그것이 고시키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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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거리던 고시키가 갑자기 환하게 웃었다.
그 꺼림칙한 모습에 히나타는 흠칫 놀라 저도 모르게 허리춤의 칼을 꺼내들었다.
"뭐야, 너..."
"이 세계도 나름 질서라는게 있는데, 명분은 필요하잖아요?"
히나타는 울려퍼지는 총성에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나츠와 카게야마가 허겁지겁 달려 나오는 것이 보였다.
"우리 작은 도련님을 납치하다니, 너무하네-?"
뒤에서 나타난 붉은 머리의 사내가 축 늘어진 조직원의 시체를 발치에 던졌다.
"충분하지? 우리가 쳐들어올 이유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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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키는 제 형님을 존경했다.
그분은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멋있어!
그는 마땅히 모든 것을 가져야만 하는 남자였다.
요즘 와카토시군이 웬 꼬맹이 한테 빠졌어.
간만에 놀러온 텐도의 말에, 고시키는 그 '꼬맹이'가 어째서 마땅히 그의 것이 되지 않는지 불만을 가졌다.
저가 뭐라고 형님을!
고시키는 영악한 아이였다.
똑똑한 아이이기도 했다.
사토리 형,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아주 좋은 명분이고, 구실이 될거야.
텐도는 특유의 신랄한 미소를 지으며 고시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작은 도련님이네.
아주 멋진 생각이야.
레이븐의 야차가 우시지마 와카토시의 동생을 납치했다.
쳐들어가기에 딱 좋은 구실이 아닌가!
그러나 한가지 간과한 것은, 그 별장에 나츠도 함께 있다는 것이다.
여동생의 일에서의 히나타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냐만은, 더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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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 데리고 나가! 빨리!"
히나타가 카게야마에게 버럭 소리쳤다.
"그게 무슨...!"
"나츠 머리카락 한올이라도 다치면 너도 죽고, 나도 죽고 다 죽는거야!"
카게야마는 울부짖는 나츠를 앉고 달렸다.
"보스! 보스? 젠장, 신호를 끊어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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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웠던 정원은 피웅덩이로 온통 질척하게 변했다.
히나타는, 죽어버린 경호원들의 시체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감히 내 동생이 있는 곳에서, 이런 짓을.
히나타는 끓어오르는 분노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안-녕? 오랜만?"
텐도가 인사를 건냈으나, 히나타에겐 전해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고시키를 뒤로 뺀 텐도는 성큼 히나타에게로 다가갔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들부들 떠는 주황색 정수리가 눈에 쨍하게 박혔다.
순간, 번쩍 고개를 쳐든 히나타의 눈이 형형히 빛났다.
텐도가 본 것은 그 빛나는 눈동자 뿐이었다.
인식하기도 전에, 소년은 이미 텐도의 뒤에 있었다.
아슬하게 피한 텐도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나 둘 쓰러지는 부하들이었다.
근접전에서 총과 나이프인데,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손목들이 피를 흩날리며 허공을 돌았다.
"감히, 감히...!"
분노로 채 말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히나타의 눈에 더이상 이성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빙글- 돈 히나타는 땅을 차듯 달려와 텐도에게 덤벼들었다.
작은 소년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힘이 부딪혀오자 텐도는 놀라며 비틀거렸다.
칼날과 짐승의 눈동자가 햇빛 아래 푸르게 빛났다.
텐도의 권총은 부숴져 풀밭을 뒹굴었고, 비상용 칼을 꺼내려하자 작은 단검이 날아와 손등에, 조그만 권총에 박혔다.
대단해.
텐도는 감싸는 전율에 숨을 들이쉬었다.
저 눈빛, 괴물의 눈빛, 너무 아름다웠다.
텐도는 히나타가 휘두르는 나이프를 잡아챘다.
가죽 장갑이 찢기며 피가 배어 나왔지만 손을 놓지 않았다.
이내 히나타의 나이프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히나타는 지친 기색도 없이 고른 호흡으로 텐도에게 달려들었다.
작고, 빠르고, 강하다.
텐도는 이토록 전력으로 싸워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가느다란 목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자신 위로 올라타 돌을 쳐들고 있었다.
피투성이로 춤추듯 날뛰는 모습에 텐도는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을 느꼈다.
꺾인 날개로도 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까마귀.
텐도는 터진 입술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여린 목을 조르고 꺾어, 저 말도 안되는 빛이 꺼지는 순간을 보고 싶다.
살육의 충동이 발끝부터 머리 끝까지 강렬하게 차올랐다.
"형님의 것이에요. 죽이시면 곤란해요."
삐뚜름하게 웃으며 고시키가 말했다.
히나타는 목덜미에 박힌 것을 뽑았다.
마취총?
비틀거리는 히나타를 받으려 텐도가 다가선 순간, 날카로운 고통과 함께 텐도의 복부에서 검붉은 피가 배어나왔다.
비틀거리면서도, 살기를 잃지 않은 눈으로, 하나라도 더 죽이겠다는 듯이 움직였다.
투견장에서 단련된 탓에 웬만한 약은 들지 않았던 덕으로 히나타는 겨우 정신을 붙들 수 있었다.
목이 잘리고, 심장이 뽑히는 그 순간까지, 최후의 호흡까지 쓰러지지 않아.
히나타는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가늘게 뜨며 부러진 나이프의 날을 잡고 텐도를 겨누었다.
몸이 무거워 무너질 것 같은 그 순간에 다시 한보, 또 한보, 히나타는 멈추지 않고 내딛었다.
튀어오른 히나타를 겨누던 마취총은 햇빛에 눈이 부셔 햇빛 속에서 달려드는 까마귀를 막지 못했다.
"날씨가 참 좋네."
희미한 웃음을 띈 히나타는 호위에 둘러쌓인 고시키를 바라보며 말했다.
죽기에 딱 좋은 날이야.
하핫, 웃음을 터뜨리며 히나타는 다시 땅을 차며 튀어나갔다.
카게야마와 나츠가 충분히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야 한다.
피투성이 소년은 손을 뻗었다.
그래,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멈출 수가 없어.

......................

텐도는 피가 쏟아지는 복부를 지혈하며 차에 올랐다.

까딱하면 죽을 뻔 했어.

피에 젖은 채 정신을 잃은 소년을 결박하는 것을 바라보며 텐도는 씨익 웃었다.

아아, 굉장했어.

120, 아니 200점 짜리야!

고시키는 묘한 눈으로 주황색 머리 소년을 응시했다.

"작은 도련님? 와카토시군은 분명 널 소중한 동생으로 여기고 있지만, 그의 것을 탐내는 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야."

텐도의 말에 흠칫 떤 고시키는 무슨 말이냐며 툴툴거렸다.

두근거리는 심장의 박동이 귓가에 쿵쿵, 소란스럽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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