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삼킨 눈물에 눈가에서 부터 열기가 퍼졌다.
후끈 달아오르는 얼굴에, 몸에 밀려나오는 눈물을 또 삼켰다.
두 손으로 입을 꽉 막은 채, 울컥 울컥 빈틈으로 새어나오는 눈물을, 울음을 삼켰다.
나는 어째서 울 수 있는가.
이토록 더럽힌 것은 자기 자신, 스스로 임에도 그것에 눈물을 흘릴 수 있구나.
그 어디에도 제대로 서지 못한 그는 마치 절름발이와 같이 절뚝거리며, 바람이 그를 흔드는대로 비틀거렸다.
어머니, 당신은 지금의 나를 보며 무슨 말을 할까요.
아버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이 내민 구원을 쳐냈을 텐데.
마츠카와는, 작은 소년 잇세이를 물끄럼히 내려다보았다.
어째서 울음을 참고 있어?
마츠카와도 잇세이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다.
둘은 서로의 목에 걸린 목줄을 본다.
살갖을 파고 들어도 그저 그 줄이 이끄는 방향으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좁은 목구멍으로 울음을 삼키며.
미안해.
외로워서 그랬어.
너무 따뜻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할 지라도, 그 손을 놓을 수가 없었어.
작은 잇세이는 결국 뚝뚝, 눈물 방울을 떨군다.
조금의 소리도 없이, 그저 참을 수 없어 흘러버리고 만 눈물이다.
어른 마츠카와는 그것을 바라본다.
알아.
나도 여전히 외로운 걸.
나쁜건 네가 아냐.
넌 어렸잖아.
나쁜건 나지.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는데 연즉 거기에 묶여있어.
머저리 같이.
이렇게 커서도 나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미안.
미안해.
어머니, 날 왜 낳으셨어요.
나 같은 걸 낳지 않으셨다면, 당신은 좀 더 오래 살았을까.
오이카와도, 하나마키도, 이와이즈미도, 더 행복했을까.
자신이 없었다면 이미 독수리들의 요새는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아아, 나는 그저 죄악 뿐이다.
스스로도 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면서도, 습관처럼 소중한 이들을 배신하는 것은 어째서야?
지옥에도 가지 못할 것은 내가 아닌가?
평생을 구천의 찌끄러기로 헤매인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최악 중의 최악.
사랑받고 싶었어, 라는 말은 변명조차 안된다는 것을 스스로가 제일 잘 알면서.
형님, 어떻게 할까요?
실은 이제 아버지가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그를 사랑할 수 있으련지 모르겠어요.
단지 유년에 새겨진 각인이 나를 움직일 뿐이니까요.
게다가 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제가 누굴 선택해도 아버지는 별로 할 말이 없으실 거에요.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드셨으니.
미안해요, 어머니.
이제는 날 버리지 않은 당신마저 미워요.
미안해요.
하지만 남을 미워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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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을 땐 이미 몸이 깨끗하게 씻긴 채였다.
물어뜯긴 상처에도 약이 발려져 있었다.
히나타는 방에 거울이 없는 것에 감사하며 가운 안쪽으로 자신의 몸을 슬쩍 들여다 보았다.
어떤 짐승이기에 사람 몸을 이리도 엉망진창 물어 뜯었는가.
히나타는 온 몸이 욱신거려 힘없이 누워있었다.
이미 히나타의 몸에는 우시지마의 체취가 베어있었다.
"집에 가고 싶어..."
히나타는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잔뜩 쉰 목이 칼칼해서 속삭임은 거친 소리로 갈라졌다.
조급해하지 말자.
천천히 기회를 노리는 거야.
히나타 쇼요, 정신 똑바로 차려.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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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오이카와는 망연히 엉망이 된 본부를 바라보았다.
이와이즈미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하나마키의 어깨를 지혈하고 있었다.
충격에 비명조차 나지 않는 난장판 속에서, 오이카와는 디디고 있는 발판이 무너지는 감각에 휩쌓였다.
마츠카와 잇세이가, 하나마키를 쏘고 도주했다.
본부의 주요 정보들을 모조리 들고서.
그가 첩자인 것을 알았어도, 그가 하나마키를 해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이 있었다.
오이카와는 그를 저주하면서도 하나마키에 대한 마츠카와의 애정이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랬을 터였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또 한조각
부숴진 오이카와의 조각이 바닥을 뒹굴었다.
의식 없는 하나마키의 모습에 마츠카와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오이카와는 순간 테루시마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 이 도시의 탓이다.
그러니 이 코트를 부숴버리면, 그러면 되지 않을까?
이 빌어먹을 짐승들의 도시를 밀어버리면, 다 괜찮아 질 것 같았다.
오이카와는 문득 자신의 가슴께를 내려다 보았다.
텅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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