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오바죠사이가 쳐들어 가기 전에 난리가 날 거야."
보쿠토의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 쿠로오와 다이치가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짜잔, 이게 뭘까요~?"
보쿠토의 손에는 하얀 알약들이 올려져 있었다.
"이건... 도미넌트 이글과 이나리자키가 오늘 거래하기로 한..."
"오, 역시 눈썰미가 좋네, 쿠로오."
보쿠토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서프라이즈에 서프라이즈를 더한거지.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거래 장소를 아오바죠사이에 들킨 거에서 한번, 마약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알록달록 사탕으로 바꿔치기 된 것에서 두번!"
호쾌하게 말하는 보쿠토에 쿠로오는 짝짝 박수를 쳤다.
"굉장한 시나리오네. 아주 유머러스해."
"이와이즈미도 알아?"
"아니. 난 여전히 정부 놈들 별로거든. 협력을 약속하긴 했지만, 설쳐대는 꼴은 여전히 불만이야."
다이치의 물음에 보쿠토는 불퉁하게 대답했다.
"마약이 돌아서 피해를 본 건 우린데, 얌전히 정부가 회수하게 둘까보냐."
"보쿠토, 답지 않게 머리 좀 굴렸잖아~"
쿠로오의 말에 보쿠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쿠로오, 너네는 어때?"
"사와무라군, 우리는 걱정할 거 없다구? 이미 내부에 카메라랑 도청기 설치 해놨고."
쿠로오의 말에 다이치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랑하는 까마귀 저격수들은 어떠신지?"
"완벽해. 명령만 기다리고 있어."
"카메라 설치하는 김에, 건물 외벽에 폭탄도 폭약을 좀 숨겨놨는데, 타깃을 노리기 어려워지면 그걸 노리라고 해."
"고양이들 철저한 건 알아주지."
"자, 그럼 난 우리 애들하고 합류할 테니까, 쿠로오나 사와무라군은, 잘 지켜보라고?"
"잘난 척 한 만큼 때려부숴. 독수리들 꼬리 잡는데 쓴 돈이고 시간이고 장난 아니니까."
"걱정 말라고, 헤이헤이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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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부 요원님들이 굳이 사탕 장사를 덮치러 왔나?"
빈정거리는 아츠무의 얼굴에는 빡침이 서려있었다.
힘차게 문을 차고 들어온 이와이즈미는, 바닥에 널린 색색의 발랄한 설탕 덩어리에 정신이 멍해졌다.
미야 쌍둥이의 어머니는 어째선지 우시지마 뒤에 서 있었고 오사무 없이 미야 아츠무 홀로 경호원들에 둘러쌓여 대치한 채였다.
장내에 감도는 어색하고 황당한 분노에 이와이즈미는 당황스러웠다.
"아, 저... 뭐야, 그, 할로윈?"
달달한 사탕 냄새가 괴상스레 공기를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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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나도. 일단 반쯤 부수고 생각하지."
이와이즈미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오이카와가 다 때려부수고 오랬으니까.
"밀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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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저격조A. 이나리자키가 외부로 나왔습니다."
"여기는 수호신, 건물의 축을 무너뜨리겠다."
"에? 잠깐만...!"
니시노야는 생각했다.
워 처음부터 필살기를 안쓰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는 효율을 우선하기로 했다.
아오바죠사이가 독수리들을 밖으로 끌어낼 때까지 언제 기다리냐는 마음으로, 니시노야는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빨리 빨리 끝내고 회식합시다!"
무전기 너머로 듣고 있던 다이치는 이마를 감쌌다.
"우리 조직에는 통제 불능이 왜 이렇게 많아..."
깊은 한숨을 내쉬는 다이치 옆에서, 쿠로오는 유쾌하게 깔깔거리며 바닥을 굴렀다.
"니네 저격수 최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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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 아츠무는 인생 최고로 황당하고 흥분한 상태였다.
도미넌트 이글의 전투원을 둘이나 빌려서 자신들을 감시하는 어머니에 곧 뭔가 일을 치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런 전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다.
계열사를 꼬시러 다니는 여자 몰래 그들과 다시 컨택하고, 도미넌트 이글이 건드리지 못하게 약점을 싸그리 모으는데 힘을 다 썼건만, 코트에 도착하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마약은 애들 사탕으로 바뀌어있고, 선불은 절대 못하니 돈 받고 싶으면 물건부터 내놓으라 따졌더니 여자는 선불로 해주겠다고 박박 우기질 않나, 그러더니 한참 말싸움을 벌이던 중 정부 요원들이 쳐들어왔다!
그러다 심지어 이제는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니.
아츠무는 이 다이나믹한 전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즐겁긴 하지만, 그냥 엉망진창이었다.
"정말 기적같은 황당함인걸?"

경호원에 둘러싸여 몸을 피하면서, 아츠무는 중얼거렸다.

"하하하, 조화파라더니, 이게 어디가 조화야? 미친 놈들, 완전 마음에 들어."

총알의 비 속에서 피를 튀기며 싸우는 사람들을 아츠무는 즐거이 바라보았다.

처절하고 즐거운 도시야.

유쾌하기도 해라.

아직 우시지마는 자신을 죽일 수 없다.

어머니도 마찬가지.

그들의 약점과 필요를 쥐고 있는 이상 자신은 안전하다.

우시지마의 뒤에 숨어 자신을 죽이려던 어머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도 꽤나 즐거웠다.

죽일게 뻔한데 아무 조치 없이 자기 편 하나 없는 곳에 따라왔을리가 없는데도, 멍청하게.

늙어서 사고가 둔해졌는지.

체내에 심어둔 칩이 자신의 숨이 끊어지는 순간 신호를 보내 지분을 분산시킬 거라거 말하자 당황하는 그 얼굴들이라니.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코트와 외부는 다르다.

외부에선 좀 더 교활한 쪽이 우세거든.

좀 더 간을 보고, 신중하게.

아츠무는 경호를 받으며 이쪽으로 달려오는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이젠 조용히 노후나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오늘 우리 목적은 독수리 뿐이니까 빨리 사라져. 죽기 싫으면."

그리 말하고 사라지는 아오바죠사이의 요원에 아츠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이번 건으로 도미넌트 이글은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분명 이쪽의 도움이 필요해 지겠지.

다시 손을 뻗어오기 전에 어머니를 제거하고, 자신들은 고르기만 하면 된다.

어느 쪽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대가로 당신네 구역 하나 떼어주면 될거야.

아츠무는 그렇게 메일을 보냈다.

순응하면 헐값에 코트의 구역을 얻는 거고, 거절하면 조화파로 돌아서면 된다.

감히 늙은 여자 옆에 사냥견을 둘씩이나 붙여두고 자신들을 위협하더니 멋진 꼴이다.

-참, 걔 우는 거 귀엽더라.

아츠무는 히나타의 사진과 함께 문자를 한통 더 전송했다.

엿이나 먹어.

거만한 놈들은 딱 질색이라.

누가 갑이고 을인지, 정신 차리고 다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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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들이 저격에 대응해 조명을 비췄습니다. 스코프로 조준이 불가합니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외벽에 설치된 폭약에 불이 붙었습니다!"
"오! 일석이조!"
"아오바죠사이는 뭐 어쩔 수 없지만, 문라이즈 아울의 조직원들이 안맞게 조심해!"
"아오바죠사이는 괜찮은 겁니까!"
시끌시끌한 무전에 다이치는 헛웃음을 지었다.
"원래 저격수는 조용하고, 막 일격을 노리고 그런 정적이고 고독한 캐릭터 아닌가?"
깔깔거리며 말하는 쿠로오에 다이치는 체념한 듯 어깨를 들썩이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나저나 오늘 꼬맹이는 안보이네?"
"아아, 한동안 히나타는 외출 금지야. 너무 위험해."
"뭐야, 극성 부모같이."
"우리애가 좀 예뻐야지. 독수리들 죄 날개를 꺾어버리기 전에는 숨겨두는게 좋겠어."
"요즘 도미넌트 이글이 위험한 걸 취급한다는데, 조심해. 소문으로는 양 조절 조그만 삐끗해도 백치가 되는 위험한 약이라니까."
"하나같이 소름끼치는 짓거리만 골라서 하는 놈들이야. 불쾌하게."
"사와무라군들은 마피아 하기엔 너무 여린 거 아냐? 사랑이 넘친다구."
"선택권이 있었을 것 같아?"
"하긴, 다들 그렇지. 좀 괴롭더라도 사는게 최고니까."
...........................
니시노야는 밝게 비추는 조명에 가린 우시지마가 가려 욕지거릴 내뱉었다.
"더럽게 철저하네. 준비성 끝내줘."
니시노야는 스코프에서 눈을 떼고 중얼거렸다.
"강한 놈을 잡아야 기분이 좋은데..."
조금만, 아주 조금만 빛에서 나오기만 하면...
니시노야 홀로 전쟁을 치루고 있는 그 장소에는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다.
맹수의 것처럼 노련하게 사냥감을 노리는 눈동자가 밝은 이채로 번들거렸다.
"막내님을 지켜야지."
니시노야는 씨익 멋진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 보였다.
니시노야는 숨을 참은 채 방아쇠를 당겼다.
좋은 바람, 좋은 각도, 좋은 타이밍.
총알이 도달하는 곳에는
우시지마 와카토시.
....................................
"여기는 수호신, 우시지마 와카토시의 목덜미를 스쳤다. 그리로 호위가 몰릴테니 집중 공격하도록. 과다 출혈로 콱 죽어버리면 최상인데."
카게야마는 니시노야의 말에 쾌재를 불렀다.
이대로 콱 죽어버려라, 더러운 짐승.
"아오바죠사이는 뭐하는 거야? 저격이 있다는 걸 알면서 조명 부수질 않고."
"쌈박질 하면서 마약의 위치를 찾는 모양인데, 거기엔 사탕 뿐이라는 걸 모르니까."
카게야마는 무전과 동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스코프 너머로 시라부와 카와니시를 좇았다.
감히 히나타를 납치하려고 한 놈들을.
하얀 손목에 피딱지가 앉아서는 붕대를 감은 모습이 얼마나 처량한지.
이마 한가운데 총알을 박아넣지 않고서야,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얼굴은 더이상 보고 샆지 않다.
그때, 마침 조명 하나가 요란하게 깨지며 주변에서 싸우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카게야마는 숨죽인 채 인간들의 형상을 하나 하나 살폈다.
아오바죠사이, 문라이즈 아울...
어디냐, 어디야
카게야마는 흥분하지 않고 냉정하게, 필요한 얼굴을 찾았다.

반드시 죽인다.
찾았다, 카와니시 타이치.
이 정도라면, 니시노야 정도가 아니라도 정중앙을 맞출 수 있는 좋은 위치.
카게야마는 옆에 얽혀있는 쿠니미와 킨다이치에 살짝 머뭇거렸지만 이내 자세를 바로 잡았다.
뭐, 이 거리에서 쟤들이 맞으면 운빨이 나빴던 거지.
어차피 저들도 날 쐈었으니.
카게야마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좋은 느낌으로 반동이 느껴졌다.

화약 냄새와 달아오른 총구, 잔잔한 바람, 그리고 살의.

죽어, 죽어버려.

눈을 뜬채 이마 한 가운데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에, 전율이 일었다.
아, 죽었네.
그러니까 누가 히나타를 다치게 하래?
지옥에나 떨어져.
..........................................................

히나타는 이상스레 개운한 몸에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몇시지...
휴대폰 액정에서 쏟아지는 빛에 눈을 가느다랗게 뜬 히나타는, 이내 놀라서 벌떡 튀어올랐다.
"어?! 뭐, 뭐야! 몇시간을 잔 거야?"
생각해 보니 자신이 왜 자고 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 뭘 하고 있었지...
히나타는 잠이 덜 깨 흐릿한 정신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으으... 그러니까, 방에서 츠키시마한테 혼나고 있다가... 케이크나 먹으라는 츠키시마의 츤데레에 웃었다가 한대 맞았고... 음... 홍차랑 케이크를 먹었는데..."
히나타는 머리를 싸매며 필사적으로 기억을 떠올렸다.
"아, 아? 츠키시마 케이, 홍차에다 수면제 넣었어?!"
히나타는 방방 날뛰며 소리쳤다.
어쩐지 차 맛이 이상하게 쓴데도 원래 그런거라고 그러더니!
아무리 내가 못미더워도 약으로 재워?
도미넌트 이글을 사냥한다니 조금 흥미가 있던건 사실이지만!
쫓아갈 마음이 조금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수면제를 먹이고 지 혼자 나가?
히나타는 해가 지고 있는 어둑한 방에서 홀로 분노를 쏟아냈다.
치사해, 치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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